여섯.

자연과 친숙해진다.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거하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찐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억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뗀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 나의 거룩한 산 모든 곳에서 해됨도 없고 상함도 없을 것이니 이는 물이 바다를 덮음 같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이 세상에 충만할 것임이니라."(사 11:6∼9)

하나님께서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던 모습을 생각해 보자. 빛, 하늘, 땅, 풀, 나무, 해, 달, 별, 물고기, 새, 동물, 그리고 사람을 만드셨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 때는 인공적인 것은 없었다. 자동차는 물론이요, 플리스틱, 합성세제, 콘크리트 건물, 농약, 화학비료도 없었다. 구분하자면 사람은 하나님의 피조물에 속하며 물질문명은 오히려 사람이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은 인간을 마치 물질문명의 일부이거나 심지어 물질문명에 종속되어 있는 존재로 인식한다. 물질문명으로부터의 해방선언이 필요한 때이다. 물질문명의 노예가 되지 말고 "자유인"이 되자.

창세기 3:18에 '인간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고 말씀하고 있다. 인체는 흙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이 지탱하기 위해 매일 먹는 음식물도 그 근원은 흙이다. 농산물이 그러하고 육류도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인은 흙을 보기 힘든 도시생활에 너무 깊이 젖어 있어서 인간의 고향이 마치 도시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태초에도 자연의 일부로 태어났고, 지금도 자연에서부터 생명력을 공급받고 있다. 자연과 친숙해진다는 말은 본말이 전도된 얘기다. 인간 자신이 자연의 일부이면서 자연과 친숙해진다는 것은 무언가 잘못된 것이 틀림없다. 왜 이런 말이 나왔는가? 현대인은 육체적으로는 자연의 일부이면서, 정신적으로는 물질문명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정신적인 착각이 현대의 공해문제와 사회문제를 가져왔다. 이제 우리 자신을 알자.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다. 엄밀히 말하면 관리인 자격도 없는 그냥 하나의 피조물이다. 아니 오히려 다른 피조물을 파괴하는 미숙한 구성원이다. 이제 성숙한 피조물의 하나로서 창조주 하나님을 다시 진지하고, 겸손하게 고백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①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하자.

- 자연친화적인 의식주생활을 하자.

생활의 기본, 우리의 의식주를 한번 되돌아 보자. 우리의 옷은 천연섬유와 합성섬유로 되어 있는데 인체에 무해한 것은 천연섬유이다. 천연섬유는 흡습성이 뛰어나 살갗에 오래 닿아도 짖무르지 않고, 정전기를 띠지 않는 장점이 있다. 화려한 옷을 대개 좋아하지만 그런 옷일수록 염색과정에서 공해물질을 많이 배출한다. 옷도 자연상태에 가까운 것을 입는 것이 좋다.

현대는 가공식품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가공식품은 상품화되면서 첨가물이 가해지므로 신선식품보다 좋지 않다. 젊은 세대는 라면, 햄버거, 피자 등과 같은 식품을 즐기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인스턴트 식품에는 특별히 식품첨가제가 많이 들어 있다. 식품첨가제에는 색소, 보존제, 산화방지제, 인공감미료, 화학조미료, 방부제, 표백제, 살균제 등이 들어 있다. 요즈음 식품중에는 먼 지역에서 생산된 것도 많이 유통된다. 심지어는 외국에서 수입된 식품도 많이 늘고 있다. 수입식품은 그 운송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낭비할 뿐만 아니라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약을 치는 예도 있어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따라서 자연친화적인 식생활을 하려면 지역에서 생산된 식품을 가급적 자연상태대로 섭취하고 온실에서 재배되지 않은 과일을 가급적 적게 먹어야 할 것이다.

거주환경도 자연친화적이 되려면 도시생활보다는 시골지향적이어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지만 고층에서 사는 사람들이 병이 많다는 보고도 있고, 인공 건축재료인 콘크리트, 페인트, 접착제(합판, 가구 등에 쓰임) 등이 유해한 성분을 방출하기도 한다. 아파트와 같은 밀집주거형태는 내부구조가 합리적이고, 주변에 편의시설이 밀집되어 있어서 편리하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자연친화적이기 어렵다. 정원도 없는 이러한 형태의 주택은 주거공간이라기 보다는 숙박공간에 머무르는 폐단이 있고, 따라서 자연과 친숙해질 수 없으며 정서적으로 메마르기 쉽다.

- 자연친화적인 여가생활을 하자.

삭막한 도시생활을 하는 도시인이 화초, 나무, 농작물 등을 가꾸는 생활을 하는 것은 여러모로 유익한 것이다. 정서함양, 자연보호, 여가선용, 환경미화, 자녀교육 등등에 도움을 준다. 여가생활 중에 골프나 스키같은 운동을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그 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산을 깍고 나무를 베어버리며,골프장의 잔디를 유지하는데 농약을 살포하는 등, 환경친화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여행이나 등산 등은 자연을 감상하고 자연에 가까이 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좋은 여가활동이지만 너무 자주하는 여행이나, 산을 훼손하는 등산은 오히려 환경에 부담을 준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

- 방사선 처리된 식품을 거부하자.

식품의 보존기간을 늘리기 위해 신선하고 좋은 제품에 코발트 60이나 세슘 137을 쪼인다고 한다. 방사선을 쪼이는 것은 식품에 여러가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식품의 맛과 비타민을 약하게 하고 필수 지방산을 파괴하게 된다.

- 육식보다는 채식을 하자.

고기위주의 식문화는 먼저 건강측면에서 채소위주의 식문화보다 좋지 않다. 1991년 서울대 의대에서 조사한 1천8백여명의 어린이들의 혈중 콜레스테롤치가 고위험군이 8%, 중등도 위험군이 30-40%로 나타났다. 그리고 곡물이나 채소를 그 자체로 먹지 않고, 가축에게 먹인 후에 가축의 고기나 우유, 달걀 등을 먹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왜냐하면 가축이 먹는 곡물의 일부만이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형태로 바뀌기 때문이다. 쇠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데 5킬로 그램의 옥수수와 콩과 3000리터 이상의 물이 소요된다. 결과적으로 육류소비를 위해 전세계의 곡물 생산량의 약 40%, 즉 세계 경작지의 4분의 1에서 생산되는 모든 곡물이 소비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약 10억명 이상이 굶주리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점심을 굶는 결식아동이 만명을 넘고 있다. 그리고 소를 방목하기 위해 조성되는 초지는 산림을 파괴하게 된다.

- 우리농산물을 구입하자.

우리 육체의 80%가 외제화 되어 있다. 이미 90년에 된장 고추장 김치까지 1350여종의 농수축산물 수입율이 80% 이상을 넘었고 상당부분이 수입된 것인지도 모른 채 식탁에 올라와 있다. 농산물의 수입은 수확전 농약과 수확후 농약 살포가 이루어지는데 여기에 쓰이는 농약 중 살균제의 90%, 제초제의 60%, 살충제의 30%가 발암성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수입농산물의 주종을 이루는 미국산 농산물의 경우 배로 선적되어 오는데 40여일이 걸리므로 독한 화학 약품으로 처리하게 되어 매우 위험할뿐만 아니라 운반으로 인한 에너지 소모와 오염 또한 크다.
② 자연과 농촌을 사랑하자.

- 자연을 사랑하는 교회가 되자.

교회는 교인들로 자연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존중하는 훈련를 실시해야 한다. 교회마다 여러 종류의 수련회가 있는데, 대개 경관이 좋은 기도원이나 농촌으로 가므로 자연을 감상하고 돌보는 기회를 삼는 것이 매우 바람직하다. 특히 교회학교에서 여름수련회를 갈 때에 단순한 성경공부나 친교프로그램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자연을 관찰하며 환경문제를 배움으로써 하나님의 오묘하심을 깨닫게 하는 것이 좋다. 도시화, 산업화의 물결로 "자연인"으로 보다는 "도시인"으로 성장하는 학생들에게 피조물의 일부로서의 인간상을 회복시키는 것은 매우 유익한 교육이 될 것이다.

- 농촌을 사랑하는 교회가 되자.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가면서, 농촌 인구는 줄어들고 그 곳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열등감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사람이 먹는 농산물은 농촌에서 생산된다. 생명의 가장 기초가 되는 산업이 바로 농업인 것이다. 비록 산업화사회에서 공업이나 서비스업이 수입이 좋고 깨끗해 보이지만 사실은 농업이야말로 가장 귀중한 산업이다. 그러므로 농민이나 도시인이나 모두 농촌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돌보아야 한다. 현재 수입농산물이 들어오고 있지만 식량을 포함한 농산물을 외국에 의존해서는 결코 자주적인 국가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에 위협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도시교회가 농촌을 사랑하는 방법은 농산물직거래운동이나 생활협동조합운동에 참여함으로써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과 농촌교회와 연대하여 먹을거리를 지키는 것이다. 즉 소비와 생산공동체를 형성해 서로 협동하는 것이다.

- 화학농법을 생명농법인 유기농법으로 바꿔 땅을 살리자.

지난 수십년간 마구 뿌려진 화학비료와 농약은 우리에게 이로운 벌레를 죽일 뿐 아니라, 그 독성은 사람의 몸과 땅을 병들게 한다. 유기농법은 퇴비와 어분, 나무재등의 유기비료를 사용하는데, 이 농법은 사람과 땅을 살리며 화학비료를 제조하는데 소비되는 에너지도 절약해준다.

- 논을 지키자.

논은 우리나라의 주식인 쌀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대기 및 수질정화, 재해예방, 환경보전의 기능을 갖고 있다.

- 농산물 직거래 운동에 참여하자.

최근 농산물 직거래운동이 어느 정도 일어나고 있는데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건강한 먹을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농촌을 살리는 길이다.

도시와 농촌을 함께 살리는 '생명살림터'인 생활협동조합은 소비자들에게는 믿을 수 있는 '좋은 먹거리'를 공급하며 농민들에게는 '유기농업' 권장을 통해 소비자들의 생명을 지키고 농민들의 생활보장을 통해 우리의 농촌과 농업 그리고 농촌교회를 지켜나가는 일을 하고 있다

- 지하수와 하천을 보호하자.

땅에 페인트, 석유, 농약, 화학약품을 쏟아 버리지 말자.
다 쓴 건전지는 수집통을 만들어 모으자.
비닐 스티로폼 등을 하천에 버리지 말자.

- 수질오염을 감시하자.

<가정에서> 가족이나 이웃과 함께 가정이나 지역내의 오염원을 찾아보자. 더러운 물은 폐수에 화학약품까지 곁들이고 있는 지역산업과 하수구에서 나오는 물이다. 주변 환경의 변화를 주의깊게 살피고 문제점을 발견하면 무엇이든 즉시 관할기관에 보고 시정을 요구한다. 그럼으로써 자체감시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직장에서> 배출되는 폐수에 관심을 기울이며 생산공장의 경우 유독물질 배출에 특히 유의하자.

<농가에서> 축산폐수는 정화시설을 거쳐 방류시키고 농촌에서도 생활하수를 적절히 처리하자.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자. - 쓰레기를 소각하지 말자. 쓰레기를 태워 없애면 눈 앞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소각장에서 태우는 종이, 플라스틱 등은 재활용할 수 있는 자원이다. 돈을 들여 돈을 태우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쓰레기를 태우면 다이옥신을 비롯한 위험한 가스가 공기중에 나온다. 만약 최대한 재생 이용한다면 소각할 수 없을 4%만 쓰레기로 남게 될 것이다.

<거리> 고무, 비닐, 폐유 등 대기오염을 일으키는 물질을 함부로 태우지 말자.

<학교> 교내 쓰레기장에서 함부로 태우지 않으며 반드시 분리수거하자.

<지역> 소각위주의 쓰레기정책에 반대하고 재활용체계 구축에 힘쓰자.

- 나무를 심자.

나무는 지구온난화를 막아줄 최대의 '탄산가스 흡수기'이다. 대체로 녹색식물은 하루에 약 1.6㎏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1.2㎏의 산소를 방출한다. 사람이 하루에 필요한 산소량은 750g인데, 산림 1㏊는 연간 대략 16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약 13톤의 산소를 생산함으로 45명 정도가 1년간 숨쉬는 산소를 공급하게 된다.

- 무분별한 개발을 막자.

골프장이나 스키장 등 리조트시설을 위한 무분별한 관광개발과 공단개발, 도시화로 산림이 파괴되고 있다. 또한 묘지로 인한 산림훼손이 늘어나고 있다. 장묘 문화를 바꾸어 생태계를 보전해야 한다.

- 원자력발전소와 핵폐기물 문제에 관심을 갖자.

원자력은 치명적인 방사능 물질을 만들어낸다. 방사능은 그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데 짧게는 3백년, 길게는 10만년 이상 걸린다 이를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은 현재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핵폐기물에는 핵폭탄의 원료인 플루토늄이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