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

 절제하는 생활을 한다.

'믿음에 덕을 더하고, 덕에 지식을 더하고, 지식에 절제를 더하고, 절제에 인내를 더하고, 인내에 경건을 더하고……'(벧후 1:5∼7)

많은 사람들이 비로소 환경위기를 피부로 느껴가고 있다. 그러나 현대 기술문명은 이러한 위험을 위험으로써 느낄 겨를을 허용하지 않는다. 환경위기에 자극 받은 두려움과 공포도 잠시일뿐, 현대인들은 다시 현대적 편의생활에 빠져들고 만다. 마치 고속도로를 달리다 자동차사고를 목격하면 누구나 한결같이 속도를 줄이지만, 그것도 잠시일뿐 얼마 후 다시 속도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현대인들이 물질의 노예가 되어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는 살 수 없을 정도로 약해져 있음을 잘 말해 준다. 에어컨에 익숙해진 도시인들이 무더위를 이기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풍요와 편리함에 사로잡혀 하나님보다는 과학과 물질에 더욱 의존하다가 결국 자신의 생명력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이는 서구나 미국의 교회와 사회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물질적으로 풍요해지고 생활이 편리해지는 가운데 교회들은 이미 쇠퇴했거나 그 과정 속에 있다. 물질이 풍요로워서 자족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님이 설 곳이 없고 그 사회는 도덕적으로 타락하고 교회는 영적으로 쇠약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물질적으로 부유해짐에 따라 '내 영혼아 평안하라'고 말하면서 자족하는 모습들이 보일 뿐만 아니라 교회들은 사회에 대해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는커녕 교회 내에서조차 영적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는 '온 천하를 얻고도 네 생명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겠느냐'(마16:26)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음미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온 천하를 자기 손 안에 넣기 위해 끊임없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온 천하를 얻는다는 것은 결국 편리하고 안락한 생활과 자기만족에 빠져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생명을 잃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생활 깊숙이 뿌리 박힌 물질만능의 세상에서 자신의 생명을 지키고 꿋꿋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절제의 생활을 해야 한다.

절제는 자신의 본분과 사명을 깨달은 인간의 삶의 태도이다. 특히 환경보전으로써의 절제는 하나님 앞에서 경건하게 청지기의 사명을 감당하는 자가 갖추어야 할 마땅한 자세이다. 절제없이 피조세계를 돌보는 것은 결코 불가능하며, 피조세계에 대한 사명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자들은 누구나 절제하게 되고 절제하여야 한다.

① 물자와 에너지를 아껴쓰자.

사람들은 간혹 자신들이 쓰고 있는 물건을 시장에서 무한정으로 살 수 있다고 착각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 지구상에 있는 자원은 유한하여, 한 사람 또는 한 세대가 많이 쓰면 다른 사람과 후손들은 물자와 에너지 부족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한 세대에 너무 많은 자원을 쓰게 되면 지구가 견딜 수가 없어 결국 환경오염과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소위 산업문명이라고 하는 현대문명은 불과 1세기만에 지금까지 사용해 온 자원보다 엄청나게 많은 자원을 소비하였다. 이러한 대량소비는 대량폐기물을 생산한다.

현재 지구상에는 기상이변과 환경오염으로 인해 물이 점점 귀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인들은 점점 귀해져가는 물을 마구 쓰고 있다. 물을 많이 쓰면 하수량도 그만큼 늘어나 하천의 수질오염을 가중시킬 뿐만아니라 물을 공급하기 위한 자원과 에너지도 그만큼 소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우리는 물을 아껴써야 한다.

- 세면, 설거지하는 동안 물은 반드시 받아 쓰자.

설거지 등 부엌에서 쓰는 물은 한달에 약 4.5톤(4인 가족 기준)이다. 이중 그릇 하나를 헹구고 엎어놓는 5∼6초 사이 그냥 흘려 버리는 물은 1ℓ이다. 또 그릇에 비누질하는 동안 수도꼭지를 잠그면 매 설거지마다 약 20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또 양치질을 할 때도 컵에 물을 받아 사용하는 것과 수도꼭지에 입을 대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 깨끗하게 사용한 물은 허드렛물로 이용하자.

하수도로 보내기 아까운 물은 따로 모아 화단이나 청소용으로 쓰자. 외국은 정책적으로 마실 물은 상수도를 이용하고, 청소 등의 물은 중수도를 이용해 하수도로 보내고 있다.

- 가급적 손빨래하고, 세탁기에는 빨래를 모아서 하자.

세탁기(3.8㎏)는 한 번 돌릴 때마다 30ℓ의 물을 네번 내보낸다. 만약 일주일에 열번 돌리던 횟수를 반으로 줄인다면 2.8톤의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 수세식 변기 수조에 사용되는 물을 절약하자.

우리가 하루에 쓰는 수돗물 중 약 1/4 가량이 수세식 변기에 들어간다. 많은 노력을 들여 정수시킨 물을 이처럼 허비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수세식 변기에 달린 물탱크에 벽돌 등을 넣어 두면 그만큼 물이 절약된다. 혹은 절수형 양변기 부속을 설치해도 좋다. 보통 변기는 한번 손잡이를 누를 때마다 13ℓ의 물을 버린다. 절수형 양변기 부속을 달면 한번에 약 4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또 그만큼의 하수도요금도 덜 수 있다.

- 목욕이나 샤워할 때 물을 절약하자.

한번 목욕하는 데 사용하는 물은 약 185ℓ나 된다. 욕조에는 136ℓ의 물이 들어간다. 5분동안 샤워를 하면 물이 90ℓ 밖에 사용되지 않는다. 샤워를 지나치게 자주하지 말 것이며 비누칠을 하는 동안에는 샤워기를 잠그는 습관을 들이자.

종이 사용량이 문명의 척도라고 하지만 종이 재활용율은 문화시민 양식의 척도이다. 나무 한 그루를 종이 원료로 이용하려면 10년 이상을 키워야 한다. 우리나라는 종이 생산을 위해 많은 나무를 수입한다.

우리나라 1인당 종이 소비량은 121㎏이다. 이로 매년 41만2천톤에 달하는 종이가 수입된다. 돈으로 환산하면 33억여원에 해당한다. 종이 1톤 만드는 데 30년생 나무 17그루가 필요하다. 집집마다 일년동안 구독하는 신문의 양은 70㎏으로 원목 1그루 반과 맞먹는다.

- 이면지를 사용하자.

광고전단 뒷면, 다쓴 달력의 뒷면, 컴퓨터 용지 뒷면을 이용하여 메모지나 연습장을 한다. 또 주소가 적혀 있더라도 흠없는 봉투는 재사용한다.

- 재생 공책을 사용하자.
- 불필요한 포장은 삼가하자.
- 폐지 수집에 힘쓰자.
- 잡동사니 우편물을 못오게 하자
.
우편, 광고물은 필요한 만큼 발송하고 자신에게 오는 것 중에 필요없는 것은 보내지 말도록 한다.

- 종이타올 대신에 행주와 걸레를 사용하자.

에너지를 아껴쓰자. 석유, 석탄, 우라늄 등 많은 자원을 소모시키며 얻어지는 전기 등의 에너지를 아껴써야 한다. 우리의 에너지 소비행태가 달라지지 않으면 화력발전으로 인한 이산화탄소의 발생은 더욱 지구 기온을 상승시키고 원자력발전으로 인한 핵폐기물에 의한 심각한 피해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검소한 생활을 몸에 익혀야 할 것이다.

- 불필요한 전등을 끄자.

- 효율적인 조명기구를 사용하자.

60와트의 백열등을 20와트의 형광등으로 바꾸면 1년동안에 전등 1개당 약 4,500원을 절약할 수 있다. 한 가정에서 60와트 전구를 매일 3시간씩 일년동안 켜 놓으면 발전소에서 200㎏의 석탄이 소모되고 또 이때 180㎏의 이산화탄소가 나와 지구의 온난화를 돕게 된다. 절전형 전구를 사용하면 백열전구에 비해 75∼80%의 절전효과가 있으며, 수명은 8배이상 길다.

- 가전제품을 지혜롭게 쓰자.
- 전원플러그를 뽑아 놓도록 하자.

전원플러그를 꽂아 놓을 경우, 리모콘의 작동을 위한 미량의 전기가 계속 흐르게 된다. 가능하면 리모콘이 없는 가전제품을 쓰는 것이 더 좋다.

- 냉난방을 적당하게 하자.

에어컨은 이미 86년에 1백만대를 넘어섰고 94년에는 무려 2백만대에 이르렀다. 이러한 에어컨 1대의 전기소모량은 선풍기 30대와 맞먹는다. 또 형광등의 56배에 달하는 전력을 쓴다. 우리가 만약 실내온도를 1℃ 높게 혹은 낮게(난방의 경우) 유지한다면 전력의 10∼20%를 절약할 수 있다. 또 사람은 체온(섭씨 37도)보다 기온이 10∼20도 낮을 때 기분좋게 일할 수 있다.

<겨울에는>
- 빈방 15℃, 밤 16~18℃, 실내 20℃ 유지 : 1℃ 상승시 난방비 5% 증가

- 문 틈을 막아서 열손실을 막자.
- 밤에는 커튼을 치고 낮에는 걷어두자.
- 햇빛과 따뜻한 공기를 최대한 이용하자.

<여름에는>
- 하루 중 더울 때 커튼이나 브라인더를 쳐 놓자.
- 에어컨 사용을 피하되 불가피할 경우 효과적으로 쓰자.
- 단열효과를 높이자.

새 집을 지을 때 단열재를 충분히 사용하면 난방비를 40% 정도까지 절약할 수 있고, 기존 주택에서는 이중창을 설치하면 단열효과가 20% 이상 높아진다. 또 집안에서 외부로 통하는 틈새를 철저히 밀봉하면 역시 단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 냉장고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자.

냉장고는 도시 가정의 전기료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에너지 소비가 크다. 또 냉장고를 잘못 처리하여 나오는 프레온 가스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요인이다. 가족수와 살림의 규모를 고려하여 알맞은 크기의 냉장고를 선택하자. 더운 음식은 식혀서 넣고, 가득 채우는 것보다 60% 정도만 채워야 찬 공기의 이동이 잘 되어 경제적이다. 냉장에 알맞은 온도는 냉동실은 영하18∼20℃이고 냉장실은 영하1∼영상6℃이다.

- 냉장고 문을 여닫는 횟수를 줄이자.
- 못쓰게 된 냉장고는 신중히 처리하자.
- 태양열 온수기를 설치하자.

태양열 온수기는 지붕에 집열판을 설치하여 햇볕을 받아 열을 모은다. 이 열은 탱크에 저장되어 물을 데워준다. 물의 온도는 여름철엔 최고 97℃, 겨울철엔 70℃까지 올라간다. 흐린 날은 값싼 심야전력이 작동되어 자동으로 데워준다. 용량은 350ℓ(4∼5인 가족)와 450ℓ(7∼10인 가족)의 두가지로 설치비용과 부가세를 포함한 가격은 각각 300만원과 359만원이다. 이 가운데 80%는 정부가 에너지 합리화기금에서 융자해준다. 이를 설치하면 연간 연료비를 60∼70% 절약할 수 있고 3∼4년이면 설치비용이 나온다(수명 20∼25년).

② 시간에 쫓기는 생활을 하지 말자.

현대인들은 너무나 바쁘게 산다.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 바빠서 주일을 지키지 못하기도 하고,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며 바쁘게 지내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바쁜 이유를 살펴보면 돈을 버느라고, 출세하느라고, 인생을 즐기느라고, 건강을 유지하느라고 바쁘다. 모두가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안식일의 법과는 거리가 멀다. 이것은 하나님의 선물인 안식을 거부하는 것이며 재창조의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한 곳에 머물지 못한다. 풍부한 생활을 쫓아 이곳 저곳을 잽싸게 옮겨 다닌다. 그럴수록 시간에 쫓기어 자연히 포장 가공식품과 청소기와 세탁기 그리고 냅킨에서 카메라에 이르기까지 갖가지 일회용 상품의 편리함에 젖어들게 되고 자연의 값비싼 희생을 강요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현대인들의 무절제한 생활태도로 인해 창조세계는 회복될 틈을 갖지 못하고 계속적으로 파괴되어 고통 속에서 신음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이 쉬지 아니하면 자연도 쉴 수가 없다. 이제는 지나치게 바쁜 것도 하나님 앞에 회개해야 함을 깨닫고 모든 일에 여유를 찾도록 하자. 불필요한 약속은 줄이고 중요한 일을 우선적으로 하면서 생활리듬을 천천히 유지하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