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하나님만을 섬기며 청빈하게 산다.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할 것이니 혹 이를 미워하며 저를 사랑하거나 혹 이를 중히 여기며 저를 경히 여김이라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태복음 6:24)

오늘날 우리는 과학만능주의와 물질주의에 물들어 엄밀히 하나님만을 섬기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과학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하나님보다는 재물을 더욱 탐내고 있다. 현대인들은 특히 교육받은 사람일수록 과학적, 합리적인 것을 중요시 여기고 신앙적, 영적인 것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과학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과학만능주의'에 깊이 빠져 있다. 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룩한 과학의 힘이 '달나라를 정복했다'고 하고 유전공학의 발전을 통해 마치 자연의 법칙을 새로이 만들기라도 하려는 듯하다.

이러한 현대인들은 무의식중에 하나님이 이 세상의 주인이며 인간은 다만 피조물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기 쉽다. 창세기 1장 1절에는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느니라.' 라고 분명히 선언하고 있으며, 또 사도신경에는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라고 하나님의 창조주 되심이 고백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피조물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가슴으로가 아닌 머리만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돌이키기 어려운 환경파괴를 가져오게 된 것이다.

우리는 현대물질문명의 과학만능주의와 '맘몬'숭배에서 떠나 겸손하게 '하나님'만을 섬겨야 한다. 사실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그대로 둔 채 환경을 지키기 위한 여러가지 실천지침들이 제시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임시적인 처방일 수밖에 없다. "네가 온전하고자 할 때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를 주라"(마19:21)하신 말씀처럼 우리가 물질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청빈한 생활과 함께 겸손하게 하나님만을 섬기며 살아갈 때 진정 행복하며 파괴된 창조질서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욕을 버리자.

사람들은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이후 보다 더 많은 물질을 소유하는 것, 보다 더 많은 돈을 소유하는 것을 삶의 가장 소중한 목적으로 삼고 있다. 돈이 되는 일이면 무슨 일이든 서슴없이 저지른다. 돈을 위해 사람의 목숨도 여지없이 빼앗을 뿐 아니라 자연만물도 정복과 지배, 소유의 대상으로만 보일 뿐이다. 자신의 쾌락을 위해 나무가 베어지고 숲이 없어지는 것도 당연하게 여긴다.

그러나 이 피조세계의 주인은 유일한 하나님이시며 인간은 자연의 한 부분으로서 자연을 파괴할 권리를 부여받은 것이 아니라 자연을 관리할 책임을 지고 있다. 지금까지 자연을 정복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기술이 발달하기 이전 인간들이 생존에 급급할 때 나온 것이다. 이제 급속도로 발달한 기술은 인간 생존의 바탕인 자연을 파괴하기에 이르렀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겸손한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게 되었다.

무릇 인간이 이 땅 위에 산다는 것은 주변의 모든 것과 더불어 사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 모든 것들 이른바 '환경'은 인간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분명하다. 생명이라는 것 자체가 너와 나의 생명이 따로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내 주변의 모든 것들과 더불어 하나의 생명을 이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선한 청지기가 되자.

우리는 물질문명과 과소비에 젖어 자연의 신음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창세기 1장 28절 '땅을 정복하라, 생물을 다스리라'는 말씀은 단순히 '정복하다'라는 의미이기보다는 '돌보아 주다' 혹은 '필요로 하는 것을 도와주다'로 번역할 수 있다. 이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아름답게 창조하셨던 세상을 인간은 잘 관리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나그네인 인간은 이 세상을 살 동안 물욕을 버리고 하나님의 선한 청지기로서 자연을 잘 돌보고 함께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