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집

                          이말재: 한강교회 권사

1940년대~50면대는 길고도 추운 겨울을 기다려야 했고 또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태양열이 그리워서 밖으로만 내밀게 된다. ㄴ 자형  ㄷ 자형의 양지바른 길어귀는 바람도 막어 주고 한 순간이나마 자연난방을 유지해주는 지난날이 있었다. 그럴 때 우리들의 눈앞을 소리없이 스쳐가는 흰나비를 보게 된다. 다른곳에서는 노랑나비를 또 다른곳에서는 호랑나비를 찌찌익 하고 지나가는 흑백이 선명한 제비도 보게 된다. 많은 세월이 흘러 요근래에는 보기 드물긴 하지만 제비의 한입 한입으로 집과 흙을 이어 붙인 처마 밑의 제비 집, 그 속에는 새계절을 맞이한 생명공동체가 살아 움직이는 제비집이다 우리 생활속에 쉽게 알려진 제비의 생태는 우리의 농작물을 해치는 곤충을 잡아 먹고 살기 때문에 농작물의 성장이나 자연계 보존을 위해서 유익한 제비를 해치거나 방해해서는 안된다는 전례 된 생활관습이 있다.  “제비를 잡거나 집을 건드리면 하루거리 걸린단다” (하루거리: 일명 말라리야. 하루건너 열이 오르고 오한을 일으키는 당시 일종의 유행병) 참으로 어렵게 속박 시키거나 힘들게 고통을 끼치지 않는 서로서로 유익을 도모하기 위한 전례 된 생활규례 이다. 유순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심어주는 규례이다.

 “물도 아껴쓰면 수중의 용왕님도 돌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