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피조물은 하나님의 뜻

                        정진원:도하감리교회 목사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후 5:17)

 오늘날 우리들의 생활은 과학의 발달로 몹시 편리하게 됐지만 반면에 우리들의 정서는 메마르고 자연은 파괴되었습니다. 그래서 땅은 우리들이 먹을 수 있는 싱싱하고 독이 없는 소출을 내지 못하며 마실 공기는 더럽고 먹을 물은 오염이 되었기에 누구나 먹고 마시는 일까지 불안과 불신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날 환경문제는 신앙적으로나 이성적으로 지구촌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최대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를 거론하게 될 때 가난한 사람들은 당장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절실한 문제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굶주린 배를 채우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문제는 생태계의 오염과 파괴의 문제입니다.

 환경공해 문제는 세계적인 문제다. 한국도 경제적으로발전함에 따라 이 문제가 점점 더 긴박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공해문제가 심각해진 것은 60년대 이후 군사독재 정권의 통치와 GNP성장위주의 경제정책과 유신정권이 시작된 70년대 이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이와 같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해를 방지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공해는 자연이 주는 재해와는 달리 사회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사회적인 재해이므로 미리 대책만 세우면 그 피해를 아주 적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날이 가면 갈수록 이 땅에 공해가 심각해져 가기만 합니까?
그 첫째 원인은: 국민의 건강과 인간생존의 기본산업 인 농업과 어업을 고려하지 않는 과도한 공업 육성정책으로 중화학공업을 우선적으로 육성시킨 까닭입니다. 중화학공업 중에서도 철강, 석유화학, 에너지산업 등 환경과 괴형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시켰기 때문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미국, 일본에서 공해산업, 사양산업을 무더기로 상륙시키어 이 땅의 공해문제를 심화 시켰기 때문입니다.

 둘째: 공해를 많이 발생시키는 기업들 특히 정치 권력과 결탁한 독점 자본들이 공해 방지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했다는 점입니다. 오염에 위반 시 오염방지 시설을 가동하는 것 보다 현행법으로 벌금을 무는 게 경비가 훨씬 싸게 드는 까닭에 공해방지 시설가동을 외면한 까닭입니다.

 셋째: 공해에 대한 국민의 인식부족과 함께 권리를 포기한데서도 연유합니다.

[우리나라의 공해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대기오염
 우리나라 대기오염 상태는 심각할 정도로 위험한 지경에 놓여 있습니다.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탄화수소, 오존 등의 오염도는 심한 경우 기준치를 몇 십 배씩 초과하고 있습니다. 대도시의 대기오염의 주범은 자동차의 배기가스와, 공장지대의 연소가스와, 유독 가스, 그리고 주택 난방가스 입니다. 여기에서 분출되는 납과 수은은 “뇌의 기능을 저해하며 뇌 장애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또 대기의 오염은 대기원의 오존층을 파괴함으로써 피부암 등의 질환을 일으키며 산성비를 내리게 하여 산림들이 생명력을 잃고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또 대기오염은-석조건물을 부식시키며 물을 산성화시킨다. 산성화된 물을 마신 생물들의 신체는 산성화되어 저항력이 약화됩니다. 또한 공기의 오염은-호흡기질병 기관지염, 폐암의 발생에도 직접적 영향을 줍니다.

 또 대기의 오염으로 지구는 온실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냉장고, 에어컨, 각종 스프레이에서 나오는 프레온가스, 산업공장과 자동차들이 뿜어내는 가스는 지구표면의 온도를 상승시킴은 물론 지열이 외계로 발산하지 못하게 하는 막을 대기층에 형성합니다. 그렇게 되면 빙하를 녹여 육지를 침수시키게 하고 가뭄과, 폭우 등 기상이변을 몰아 올 것이며 사막화를 가속시키고 자연 생태계에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이제 지구의 온실화문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지금 미쳐 느끼지 못하는 중에 공기는 서서히 더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질오염
 우리나라의 강들은 대부분 상류 지역을 제외하고는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환경청의 환경오염 측정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4대강의 수질이 해마다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하천오염의 주요원인은 공장에서 중금속과 그 밖의 유해물질을 대량으로 배출하는 공장폐수와 가정에서 쓰는 합성세제(가루비누, 식기세척제, 샴푸 등)에 의해서 모든 하천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합성세제는 석유를 원료로 한 세제이기 때문에 동, 식물유지로 만들어진 비누와는 달리 쉽게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수질오염의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합성세제가 물위에 거품을 형성하여 공기 중에 산소가 물속에 용해되는 것을 방해할 뿐 아니라 세제 속에 함유된 인산염이 하천이나 바다 속 식물의 영양분이 되어 수중식물이 급속히 자라게 되고 이 식물이 부패하면 물속의 산소는 고갈되고 썩게 됩니다.  따라서 물고기도 살수 없을 뿐 아니라 잔류 된 합성세제는 수도물속에 섞여져 우리들이 마시게 됩니다. 이 합성세제와 다른 화학물질이(농약, 식품첨가물) 함께 몸 속에 들어가면 화학물질 독성이 몇 배가 강하게 되어 각종 질병을 야기 시킵니다.

농약오염
이제 농사는 농민이 아니라 비료와 농약과 제초제가 짓습니다. 선진국에서 농약 사용량이 감소되고 있는 추세임에 비하여 우리나라 경우는 날로 날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생산판매가 규제된 농약 184종 가운데 40종이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들 농약은 암 유발을 비롯하여 기형아 출산, 현기증, 피부 및 안질환, 호흡장애 등 각종 질환의 발병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농약 사용량이 증가하고 자꾸 독해지는 것은 식량 증산만을 목표로 하고 병충해에 약한 신품종을 개발한 것과 해충도 면역이 생겨 과다살포 및 족성이 강한 것으로 뿌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농촌의 생태계가 크게 파괴되고 있으며 농경지의 산성화로 땅의 지력이 감퇴되었고 무엇보다 농약에 의한 인체의 피해가 심하다는 것입니다.  농약의 과대 사용으로 인한 문제점은 일차적으로 농민의 중독 그 다음으로는 농약의 잔류성으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많은 농민들이 농약으로 농사를 짓다가 죽고있습니다. 농약의 잔류성으로 인한 피해는 전 국민이 받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농약에 찌들은 과일, 채소, 곡물에 잔류한 농약성분으로 인해 급성 및 만성질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한 대학병원에서 시체 해부결과 50구의 시체 모두에서 농약이 검출되었다고 합니다.  이 같은 농약공해는 단순히 농민과 농토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식탁과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점을 중시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매일 대하는 식탁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농약에 찌들은 농산물로 만든 음식물을 먹는 우리의 생명도 병들어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골프장의 급속한 확산은 모든 곳에서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일으켰고 생태계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골프는 더 이상 스포츠를 명분으로 조장되어서는 안되며 골프장은 이제 거대한 기업에 지나지 않습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골프장을 유지하기 어려운 기후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호조의 초원지대, 아프리카의 사바나 지대처럼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은 풀밭이 저절로 유지되지만 우리나라 같이 여름철에 집중호우가 내리는 곳에는 풀밭을 관리하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골프장의 잔디는 뿌리가 얕고 모래땅이 아니면 잘 자라지 못하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영양분이 다 씻겨 내려가고 없으니 자꾸 화학비료를 주어야 하고 영양불균형으로 약해진 잔디는 병에 잘 걸립니다. 그래서 농약을 뿌려야 합니다.  특히 잔디의 뿌리를 갉아먹는 벌레를 잡기 위해서는 농약이 땅 속 깊이 젖어 들도록 넉넉히 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땅속의 벌레나 미생물이 살아 남지 못해 땅이 점점 메말라 죽어갈 것은 자명합니다. 또 비가 오면 여기서 씻겨 나온 농약과 비료가 지하수와 냇물을 오염시키기 마련입니다.

 그 밖에도 요즘세상은 편리한 일회용 세상입니다.  화장지, 면도기, 생리대, 기저귀, 음료수 컵, 비닐 등 편리 청결하다는 등의 이유로 단 한번 쓰고 버리는 일회 용품이 갈수록 줄어 환경오염이 심각합니다.  현대사회의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련의 학자들은 오늘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간의 가치관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때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모든 수고와 노력들은 끝없는 악순환을 거듭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기적인 본성에 사로잡힌 인간자신이 어떻게 자기의 본성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바로 여기서 우리는 종교의 필요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독교의 입장에서 졸 때 모든 문제의 가장 근본원인은 인간이 하나님에게 복종하지 않고 하나님 없이 산다는 점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없을 때 인간자신이 모든 것의 중심이 됩니다. 이웃도, 자연의 세계도 이세계의 모든 것이 자기를 위한 이용대상에 불과합니다. 보다 더 많은 소유와 자기확장과 모든 대상에 대한 지배와 쾌락이 삶의 목표가 됩니다. 아무리 소유하여도 만족할 줄 모르며 감사할 줄 모르게 됩니다.

 오늘날 생태계의 근본원인은 인간이 이러한 욕망에 있음을 우리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오늘날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인간을 하나님의 피조물로 회복시키는 일입니다.  생태계의 보호와 보존을 위한 여러 가지 운동도 중요하지만 생태계의 파괴와 위기를 초래하는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고치는 일이 무엇보다 더 필요합니다.  세계의 운명은 인간의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인간은 이 세계를 파괴할 수도 있고 건설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세계가 하나님의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되어야 한다면 먼저 인간이 새로운 피조물로 변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새로운 피조물이 된 인간은 하나님이 무엇을 원하시는가 하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는 자연을 단순한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하나님의 귀한 피조물로 보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구원의 복음을 인간에게 선포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구원만이 하나님의 구원의 전부는 아닙니다.  하늘과 땅과 동식물을 포함한 온 세계가 하나님의 구원의 대상입니다. 그러므로 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기 위해서는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인간이 하나님의 자녀로 변화되고 그 마음속에 하나님의 새로운 인간성이 회복되어야 될 줄로 믿습니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이제부터라도 가장 중요한 선교과제가 생명을 되살리는 일이라고 확신하면서 공해로 죽어 가는 땅과 이웃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더 이상 전 국토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명 파괴운동을 외면해서는 안되며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데 모든 역량을 기울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종말에 인간만을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만물도 구원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