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병은 반성의 기회
최민희

잘 먹고, 잘 배설하고, 잘 자면 살아가는 데 큰 불편이 없다. 그러나 쾌식, 쾌변, 쾌면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닌것 같다.

인체는 9만6천km에 이르는 혈관과 51억 개의 모세혈관, 오장육부와 365개의 혈(穴)로 이루어진 정교한 생명체이다. 9만6천km의 혈관이 튼튼하고, 혈관 속에 맑은 피가 흐르며, 모세혈관이 건전하면 인체는 건강의 필요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오장육부가 튼튼하여 먹고, 배설하고, 활동하는 데에 지장이 없다면 이는 충분조건이 된다. 여기에 정신적 수련을 통해 중용의 상태에 이른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그는 완전한 건강체라 할 것이다.

이와같이 건강이란 인체 각 기관이 튼튼하고, 자기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 있는 것을 전제로 서로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하다는 것은 건강에 대해 무감(無感)한 상태, 인체에 막힌 곳, 꼬인 곳이 없는 만사형통의 상태다. 위가 좋은 사람은 위가 어디 있는지,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 관심이 없다. 소화가 잘 되고 위에 탈이 없기 때문이다. 건강을 잃게 되면 그때부터 건강에 관심이 많아지게 된다.

인체는 영양의 과부족에 의해 건강을 잃게 된다. 과식, 미식, 폭식이 인체의 균형과 조화를 파괴한다는 말이다. 다른 한편 과식, 미식으로 인해 우리 몸에는 음식물을 소화, 흡수, 배설시키는 데 관여하는 조절영양소가 부족하게 되었다. 그 결과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 열량영양소는 과다하게 되고 그들이 제대로 분해, 배설되지 못한 결과 우리는 변비에 시달리게 되고 인체에 노폐물이 쌓이게 된다. 인체에 노폐물이 쌓이는 대표적인 형태가 숙변이다.

숙변이란 장벽에 있는 해묵은 변을 말한다. 숙변이 정체하게 되면 장내에 유해가스가 차게 되고 그 유해가스는 인체의 각 기관을 약화시킨다. 마침내 인체 각 기관은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인체는 먹고, 배설하며, 활동하는 일에 지장을 받게 되고 한마디로 병이라는 인체 부조화의 상태에 빠지게 된다.

인체 어느 부분이 막히거나 꼬였을 때 인체의 조화가 깨어진다. 뇌혈관 어느 부분이 막히면 소위 중풍이라는 현상이 오게 되고, 인체 해당부위에 마비가 오게 된다. 또 간장기능이 약화하면 다시 말해 간문맥이 막히고 꼬이면 소화액 분비, 해독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인체는 소화불량, 중독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질병을 인체로 한정해서 보는 근시안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인체는 전 우주 속의 일점 소우주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머리로는 하늘을 이고, 발로는 지구를 딛고 사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뜻에 순응하고 자연(지구환경)과 조화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인체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천명에 순응하고 자연과 친화한 생활을 해야 한다. 지구환경, 국가사회, 가정이 건전하지 않으면 결코 인체도 건강할 수 없는 것이다. 필자는 일찍이 병을 역천병, 환경병, 사회병, 민족병이라 일컬어왔다.

실로 지구의 암적 존재는 인간으로 끝없는 탐욕, 이기와 반목, 질시로 지구환경을 오염시켰고, 국가사회를 부정부패로 물들게 하였으며 인륜도덕을 땅에 떨어지게 했다. 그 결과 우리는 각종 사회악, 전쟁, 기아 등에 시달리게 되었다. 건강상의 대환란, 난치병, 성인병의 급증도 그 결과 중의 하나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우리가 앓고 있는 각종 질병은 스스로의 잘못을 되돌아보는 거울, 반성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옛말에 '병으로 스승을 삼는다'는 이치가 바로 이것이다('수수팥떡모임'을 이끌고 있는 최민희님의 사이트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