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작은 에덴동산"을 꿈꿈며
20주년 맞이글

                김영락 /목사. 본연대 사무총장

저희 단체가 한국공해문제연구소로 창립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연지동에 사무실을 열고 이 나라에서 민간단체로서 환경문제를 다루기 시작 한 지 20년이 되어 이제 바야흐로 성년의 시대를 열기 시작하였습니다. 저희 단체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우리 나라 환경운동의 곳곳에서 중요한 일꾼이 되었으며, 저희 단체에서 파생된 단체들이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는 기독교만이 아니라 천주교, 불교도 함께 참여했었습니다. 그러다가 10년 전부터 개신교 단독의 단체로서 기독교 신앙을 기반으로 하는 환경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개신교의 환경운동은 일반 환경운동에 비하여 빈약합니다.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대해서 기독교인들이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며 점점 커져가는 물질주의의 물결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교회들도 사회에서 신뢰를 얻지 못하고 기독교인들도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독교가 창조보전을 못하는 것과 사회에서 권위를 잃어버리는 것은 한 뿌리에서 연유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하지 못하고 기독교 본질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기에 우리 운동이 기여할 것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즉 복음에 충실해지기 위해서라도 창조보전을 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기독교 환경운동의 기본은 창조신앙을 회복하고 물질의 소비를 절제하는 것입니다. 이것만 실천한다면 교회도 교회다운 교회가 되리라고 믿습니다.

5년 전 저희 단체가 조직을 확대 개편하면서 초교파적인 조직이 되었으며, 지역에도 연대하는 조직들이 생겼습니다. 특히 교단 간의 일치운동이 내실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 때에 소위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운동을 확대하게 된 것은 퍽이나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더 나아가서 저희 단체가 종파를 넘어서 환경운동을 도모하는 '종교환경회의'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의미있는 일입니다.

이러한 현실을 생각하면서, 10년 후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찌되면 좋을 지 꿈을 꾸어 봅니다.
무엇보다 모든 교단에서 환경주일을 설정하여 내실있는 '기독교 환경주일 연합예배'가 드려지고 일년 간의 성과에 따라 시상식도 곁들인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부가 국토개발 정책과 같이 환경에 관련된 정책을 세울 때에는 교회가 창조보전의 차원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교회의 자문을 구해야 할 정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환경보전 업무는 지역교회의 자문을 구하는 것이 당연시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교회가 지역의 환경보전센타가 되어서 환경상품이나 유기농산물을 보급하고, 환경감시활동을 하며, 주변의 산과 강을 지키는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교회가 소유하고 있는 기도원은 생태학습장을 겸하여서 자연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습니다. 목회자를 양성하는 신학교에서는 창조보전과목이 필수과목이 되며, 신학과 교회도 인간 중심에서 벗어나 생태중심이 되고 궁극적으로 하나님 중심으로 바뀌면 좋겠습니다.

저희 단체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성장해서 회원들의 자발적 활동이 활발해지며, 재정도 회원들의 회비로 충당되는 탄탄한 조직이 되면 좋겠습니다.

환경교육장을 겸비한 사무실을 소유하고 그 건물을 '작은 에덴동산'으로 이름짓고 도심지의 주일학교나, 각급학교에서 수시로 와서 교육하며 자연을 본따 만든 동산에서 보고 배우며 체험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말농장이 활발해져서 귀농하는 회원들이 생기고, 그들이 중심이 되어 생태공동체 마을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그 모습대로 보전된 자연에 들어가서 단순하고 경건한 삶을 사는 공동체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아 이 땅이 생명과 평화의 기운으로 가득차면 좋겠습니다.

20살이 된 우리 '창조보전 공동체'가 성숙한 모습으로 세상에 창조주 하나님을 증거하고, 우리 자신이 당당한 그리스도인으로 항상 기쁨과 평화를 누리고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