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二 吾

    껍질 벗겨져, 선채로 죽은 나무를 보았습니다.
    죽어서 껍질이 벗겨졌는지,
    껍질이 벗겨져서 죽었는지
    지켜보지 않아 모르겟습니다만, 그 나무
    껍질 벗겨져 드러난 알몸,
    죽어 바짝 말라 있었습니다.

    모오든 알맹이는 남고, 껍데기는 가라고
    노래한 시인의 마음이야, 어찌 모르겠습니가만
    그러나  껍데기가 없으면 알맹이도 없는 것이
    세상 엄숙한 이치 일진데,

    당신은 자랑스레 알맹이가 되십시오.
    나는 기꺼이
    껍데기로 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