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전망에서 성서 읽기(2)

   창세기: 선악과와 생명나무

노영상 / 장신대 교수, 본회 집행위원

1. 창세기의 결론은 50:20에 나타난다;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이 본문은 다섯 가지 차원의 구원에 대해 말한다. 첫 번째로, 형제 사이의 화목이다. 하나님의 용서를 통해 요셉의 가족은 치유될 수 있었다. 두 번째로, 사회적 구원의 모습이 나타난다. 만민구원은 나와 이웃 사이의 바른 관계로서의 구원을 말한다. 세 번째로, 심리적 구원의 모습이 언급되어 있다.

요셉은 최종적으로 자기가 받은 고난과 고통의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나의 고통을 통해 만민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큰 뜻이 있었다. 네 번째로, 종교적 차원의 구원이 나타난다. 그는 하나님을 선한 분으로 바라본다. 하나님은 나와 우리가 잘되기를 바라신다. 마지막으로, 생태적 구원의 모습이 드러난다. 기근에 의해 온 인류가 멸절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재해는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를 통해 극복된다. 창세기에 나타나는 구원은 총체적 샬롬의 모습을 띠고 있다. 생태학은 관계의 학문으로서, 피조물들의 관계적 존재의 모습을 부각한다. 인간은 홀로 살 수 없으며, 주변환경과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생존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2. 창세기는 생태학적 구원의 의미를 끈질기게 추적한다. 창세기는 먼저 인간과 자연의 관계 파괴를 인간의 타락에 연결하고 있다. 인류 최초의 타락엔 동물인 뱀이 관여되어 있다. 창세기 3:1은 여호와의 지으신 들짐승 중에 뱀이 가장 간교하다고 말한다. 뱀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인간은 타락하게 된다. 인간의 타락으로 인하여, 땅은 저주를 받게 되었다. 옥토가 거치른 황야로 변한다. 땅의 황폐화는 홍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노아 시대에는 홍수라는 자연재해를 통해, 인류가 멸망 직전의 상황에 직면한다. 물은 우리의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관계성 속에서 인간을 죽이는 재앙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 물은 생명의 물임과 동시에 심판의 물이기도 하다. 노아의 방주에 들어간 것은 인간만이 아니었다. 모든 동물들이 방주를 통해 구원을 얻게 되었다. 소돔과 고모라는 화산폭발과 지진이라는 자연을 통한 하나님의 심판에 의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와 같은 계속적 자연재해가 하나님의 사람 요셉에 이르러서 극복된다.

3. 창세기의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은총은 자연과 연관된 의미로 해석되어진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자연을 은총으로 주셨다. 2:15-16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사 그것을 다스리며 지키게 하시고,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에게 명하여 가라사대 각종 나무의 과실을 네가 임의로 먹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는 먹지 말라...." 하나님은 인간을 자연 한 가운데 두셨다. 그러므로 인간은 그 자연과 공동적 운명체이다. 하나님은 인간이 자연과 바른 관계를 가질 것을 바라셨다. 하나님은 인간의 자연에 대한 관계에 있어, 일종의 한계를 그으셨다. 인간은 자연을 무한정으로 자기화할 수 없다.

여기서 다스리며 지키게 하신다는 단어는 자연을 정복하라는 의미가 아니며, 자연을 잘 관리하고 보존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창세기는 인간이 자연에 대해 경외의 태도를 가질 것을 말한다. 창세기 9:4에서도 하나님은 노아의 가족들에게 짐승을 피째 먹지 말라고 하셨다. 인간의 자연사용에는 일종의 넘지 말아야 할 경계가 있다. 하나님께서 자연에 대해 그으신 경계의 한계를 뛰어넘음으로써, 아담과 하와는 타락하게 된 것이다. 자연을 경작하는 인간의 노동은 경건한 것이 되어야 한다. 무책임하게 창조물을 조작하거나, 마음대로 자연을 부리려고 할 때, 그것은 하나의 괴물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달려들 것이다. 창세기는 선과 악, 생명 모두를 자연과 연관하여 설명한다. 선악의 열매와 생명나무라는 개념은 자연과 접목된 인간의 삶의 모습을 증거한다.

4. 창 12:7에서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그가 거하고 있는 땅을 그의 후손에게 줄 것을 약속하셨다. 인간의 타락을 통해 땅이 황폐케 되었지만, 하나님은 그 가운데에서도 비옥한 땅을 보존하셔서, 그가 사랑하는 자들에게 구원의 반석이 되게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