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전망에서의 성경읽기(1)

이른 비와 늦은 비
- 요엘서 -

              노영상 장신대 교수

1. 요엘은 환경적 재난과 위기가 오고 있음을 예언하였다.

1) 먼저 토양오염 문제가 지적된다: 밭이 황폐해졌으며, 토양이 오염되어 씨가 흙덩이 속에서 썩고 있다(1:10, 1:17).
2) 수자원 고갈과 수질오염 문제가 부각된다: 시내가 말랐고, 들의 풀이 불타고 있으며, 바다에서 악취가 난다(1:20, 2:20).
3) 대기오염을 통해, 해와 달이 캄캄해지고, 별빛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한다(2:10).

2. 요엘은 이러한 재난은 환경파괴적인 생활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회개를 강조한다. 그는 깨어 울 것을 말함과 동시에(1:5), 금식하며(2:12), 마음을 찢고 하나님께로 돌아설 것을 제안하였다(2:13).

3. 그러나 우리의 환경문제는 개인적인 대처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사회 전반의 총체적 개혁이 요구된다. 이를 위한 정치 경제구조 전반에 대한 논의와 개혁이 요청되는 것이다. 요엘은 이를 위해 금식일을 정하고, 성회로 모일 것을 제안한다. 1990년 전지구적 위기를 논의한, JPIC 제1차 세계대회가 서울에서 소집되었다.우리는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4. 하나님은 자연이 돌이킬 수 없는 대파국에 이르기 전, 인간에게 경고의 사인을 계속 보낸다. 요엘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심판과 재앙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으니 대비하라고 말한다(1: 15, 1:16, 2:31).

21세기를 맞는 우리에게도 여러 가지 징조들이 보이고 있다. 물고기의 떼죽음, 강물의 마름, 숲의 황폐화, 잦은 지진, 재생불가능한 자원의 남용, 과소비적인 삶의 스타일 등.

5. 환경문제의 최종 시나리오는 파멸이 아니다. 요엘은 이 문제를 언급하면서, 하나님의 비전을 보여준다. 그는 "누구든지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니"라고 하였다(2:32). 아무리 인류를 위협하는 많은 징조들이 나타난다 할지라도, 우리는 종국적으로 실망만 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힘으론 이러한 파국을 극복할 수 없으나, 하나님의 능력에 의하여, 우리는 그러한 난관을 이길 수 있다. 그는 하나님의 이 자연에 대한 은총을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땅이여 두려워말고 기뻐하며 즐거워할지어다. 여호와께서 큰 일을 행하였음이로다. 들짐승아 두려워말지어다. 들의 풀이 싹이 나며, 나무가 열매를 맺으며,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가 다 힘을 내리로다. 시온의 자녀들아 너희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로 인하여 즐거워할지어다. 그가 너희를 위하여 비를 내리시며 이른 비를 너희에게 적당하게 주리니, 이른 비와 늦은 비가 전과 같을 것이라"(2:21-23). 그러므로 우리는 오늘의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하나님 안에 있는 비전을 보며, 희망과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6. 이 일을 위해 어느 누구도 수수방관자가 되서는 안 되며, 능동적 참여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을 위해선 힘있는 창조적 소수의 리더쉽이 요청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모든 계층과 각 분야의 사람들의 참여가 필요하다(1;14, 2:15-16).

7. 마지막으로 요엘은 사회생태학의 문제를 거론한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폭력은, 인간 상호간의 폭력적 삶과 연관되어 있다. 인간에 대한 폭력과 강포함이, 땅을 황무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3:19). 곧 사회적 부정의와 환경적 부정의는 상호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주변의 이웃에 대한 경제적 착취, 정치적 억압과 군사적 폭력이 생태적 위기의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3장 전반부). 오늘과 같은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는 일면에선 과소비를, 또 다른 면에선 자연에 대한 착취를 야기한다. 이러한 경제적 불평등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폭력적 구조가 필요하다. 가난한 자들의 불평을 잠재우기 위한 여러 면의 교묘한 억압이 창출되어야 하며, 나아가 군산복합의 괴물이 만들어지기까지 한다.

요엘은 이러한 정황을 바라보면서, 무기를 만드는 문화가 식량을 늘리는 문화로 전환되는 것이, 생태 문제의 장기적(원거리적) 해결방안임을 말하였다(3:9-10). 우리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갖고, 인간 상호간의 정의로운 관계를 정립함을 통하여, 자연과의 화해의 길을 열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