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식물

성서 속의 참나무 (2)

                 이천용, 교회녹화위원, 임업연구원 입업연구관

숲과 나무의 의미

창세기를 보면, 천지 창조 셋째날에 땅을 만드시고 그 땅 위에 풀과 나무를 나게 하셨다. 아담과 하와가 살았던 에덴 동산에는 보기에도 아름답고 먹음직스러운 과일나무가 많이 있고 숲이 우거져 있었다. 이 숲은 인간에게 포도, 올리브, 무화과와 같은 과실(음식)을 제공하고, 올리브에서 나는 기름을 등잔에 사용하며(레24), 비를 저장하여 물을 풍부하게 하고(신11) 햇볕을 막아주는 오아시스이고, 건축재와 조선재의 공급처이고(겔7), 땔감을 공급하고(시58), 야생동물의 서식처이며(시104), 우상을 섬기는 곳이고(겔24), 인간의 병을 치료하는 치료제의 공급원이었다(겔48). 또한 나무는 기적의 징표로서 쓴물을 단물로 바꾸거나(출10), 문둥병자를 깨끗하게 하였으며(레14), 하나님의 성전을 만드는 귀중한 재료이었다(출25). 신약에서는 나무가 주로 식량의 공급원이거나 신성시되었는데 예를 들면 (종려)나무가지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입성할 때 사람들이 길에 펴고 주를 영접하는데(마21, 막11) 사용하였다. 따라서 숲과 나무가 신구약시대를 통하여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나타나 있다.

성서시대의 참나무와  참나무 숲

성지에서 자라는 참나무는 약 3종이 있는데 이중 타볼참나무와 성지참나무가 가장 흔하다고 한다.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상수리나무는 우리나라의 야트막한 동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아시아지역의 원산의 참나무로서 이 지역에는 없기에 모두 참나무라고 번역해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은 과거에 지금보다 훨씬 많은 숲이 있었음을 숲의 명칭을 가진 지명으로 알 수 있고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한때 나무가 없는 이웃나라에 목재를 수출하였다는 문서에서 유추할 수 있다.

참나무의 출현빈도

구약 39권과 신약 27권에 나타나는 나무는 25종으로서 주로 구약성서에 대부분 나타난다. 성서에 표현된 참나무류는 참나무(oak)와 상수리나무(terebinth)가 있으며 건축재로 쓰이는 백향목이나 과실나무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나타나는 수종 중의 하나이다.

참나무의 의미

 종교적 의미 - 성서시대에 히브리만큼 많은 식물을 신성시한 고대국가도 없었다. 특히 참나무는 큰 고립목이나 순림(純林)이 남아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신성시되지 않았나 싶다. 많은 문장에서 숲과 나무가 예배장소로 이용되고 있는데 크고 오래된 나무는 더운 지방에서 그늘을 제공하는 고마운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 중 상수리나무는 신과 여신을 가리키는 말과 같거나 같은 어원을 갖는다. 이 나무를 신성시한 예를 보면 인류의 조상 아브라함이 식솔들을 이끌고 세겜땅 모레의 상수리나무에 이를 때 하나님께서 이 땅을 주리라는 축복을 하자 아브라함은 이곳에 제단을 쌓았다(창12:5). 또한 심한 기근 후 아브라함이 다시 헤브론의 마므레에서 상수리나무 숲에서 축복을 받은 후에 제단을 쌓았는데(창13:18) 이곳이 이스라엘 신앙의 발상지가 되었다. 그 후 하나님이 마므레 상수리나무의 숲 근처에 다시 나타나셔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얻는 축복을 주신다(창18:1). 또 신24:26에 하나님을 증거하는 큰 돌을 취하여 기록하고 하나님 성소 곁에 있는 상수리나무 아래 세웠고 삿6:11에 천사가 상수리나무에 앉아 천사에게 바치는 광경도 나온다. 기드온은 여기에 제단을 쌓고 "인간에게 평강을 주시는 하나님" 여호와라고 칭송하였다.

 장사를 지내는 곳 - 야곱은 이방인에게 받은 신상과 귀고리를 세겜 근처 상수리나무에 묻었고(창35:4) 드보라를 벧엘아라 상수리나무 밑에 장사하고 나무이름을 알존바굿이라 불렀다(창35:8).

 우상숭배 - 사57:5에 "너희가 상수리나무 사이, 모든 푸른나무 아래서 음욕을 피우며 골짜기 가운데 바위틈에서 자녀를 죽이는도다"라고 하였는데 우상숭배에 동반된 음행과 살인행위를 나타낸다. 겔6:13에 "살륙당한 시체가 그 우상 사이에, …… 무성한 상수리나무 아래 곧 그 우상에게 분향하던 곳에 있으리니 너희가 나를 야훼인줄 알리라"고 하여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우상숭배자에게 벌을 내린다.

 이정표 - 지명과 함께 쓰이는 경우도 있다(신11:30, 삼상10:3). 이는 다른 의미보다 단순히 황량한 광야에서 큰 나무가 잘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회합장소, 쉼터 - 왕상13:14에 "하나님의 사람의 뒤를 좇아가서 상수리나무 아래 앉은 것을 보고 이르되 그대가 유대에서 온 하나님의 사람이뇨 …", 삿4:11에 "상수리나무 켵에 장막을 치다"에서 많은 사람이 모였음을 알 수 있다. 삿9:6에 "세겜에 있는 기둥 상수리나무 아래서 아비멜렉을 왕으로 삼는 일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광장에 참나무가 있음을 보여준다.

 비유 - 예수님은 나무에 비유하여 많은 말씀을 하였다. 또 사1:29~31("너희가 너희의 기뻐하던 상수리나무로 인하여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요 너희가 너희의 택한 동산으로 인하여 수치를 당할 것이며 너희는 잎사귀 마른 상수리나무 같을 것이요 물없는 동산 같으리니 강한 자는 삼오라기 같고 그의 행위는 불티 같아서 함께 탈 것이나 끌 사람이 없으리라")과, 사2:13~14("레바논의 높고 높은 모든 백향목과 바산의 모든 상수리나무와 모든 높은 산과 모든 솟아오른 작은 산과")을 보면 원래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나무인 참나무가 교만에 비유되고 있다. 또 6:13에 "밤나무, 상수리나무가 베움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에서는 움이 잘 돋는 참나무의 특성을 비유하여 하나님의 말씀을 깨우치는 자는 영원히 산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암2:9"내가 아모리 사람을 저희 앞에서 멸절하였나니 그 키는 백향목 높이와 같고 강하기는 상수리나무 같으나 내가 그 위에 열매와 그 아래의 뿌리를 진멸하지 아니하였느냐"에서는 강한 사람에 참나무를 비유하였다. 슥11:2에 "바산의 상수리나무여 곡할지어다 무성한 삼림이 엎드려졌도다"라고 하여 이방족의 교만함을 책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