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의 식물

참나무 상수리나무(테레빈 나무)

    성경에 수없이 등장하는 상수리나무는 참나무의 일종으로, 도토리가 열린다 하여 도토리나무라는 별명도 주어져 있다. 성서 식물학자들은, 상수리나무라고 번역된 이 나무는 참나무나 테레빈나무로 번역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중국어 성경은 이 나무들을 상수(참나무라는 뜻)로만 번역하고 있어서, 우리도 이것을 상수리나무라고 국역하게 된 것 같다).

참나무류는 세계에 약 600여종이나 있다. 성경에 기록된 참나무(상수리나무)는 우리나라의 참나무와 유럽의 참나무와도 많은 차이점이 있다. 다만 도토리가 결실되는 점이 같을 뿐인데, 그 도토리도 모양이나 크기가 다르고 깍지의 모양도 다양하다.

참나무류는 성서시대에서 수목식생의 9할을 차지하리만치 가장 많은 나무였다.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참나무는 켈메스 참나무이다. 시리아, 레바논, 하란, 팔레스타인의 산지에 생육하며, 바위가 많은 구릉지를 2∼3m 높이의 관목으로 뒤덮는다. 드문 드문 있을 때는 크게 자란다. 대체적으로 가지는 뿌리 쪽에서 많이 나오고, 가지를 잘 쳐서 잎이 무성하게 달리며, 옆으로 퍼져서 아름다운 나무 모양을 만든다.

바로니아 참나무는 시리아와 팔레스틴 북부의 산 중턱에 많은 낙엽수다. 수관의 둘레가 20m나 되고 수령은 300∼500년 가량을 살 수 있다고 믿어진다. 사 2:13, 겔 27:6, 슥 11:2, 암 2:9, 창 35:8에 나오는 바산의 상수리나무가 바로 이것으로서, 바산에서는 특히 큰 나무로 자란다. 이 나무의 도토리는 매우 커서, 그 곳 사람들의 양식이 되기도 했다.  

테레빈나무는 시리아, 레바논, 팔레스틴, 아라비아 등 지중해 연안에 널리 분포하는 비교적 많은 큰 낙엽수로서 대개는 독립수로 구릉지대에서 볼 수 있다. 참나무가 생육하기에는 너무 덥던가 지나치게 건조한 곳에, 참나무를 대신하듯 자란다.

창 18:1의 '아브라함의 참나무(상수리나무)'는, 여호와께서 마므레 참나무 수풀 근처에 나타나셨는데, 3인의 천사가 사라에게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예고해 주었던, 유명한 나무이다. 유태 사가(史家) 요셉(A.D 37∼95)이 이 성목(聖木)에 대하여 기록하기를, 헤브론 근처에 큰 테레빈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는 태초 때부터 있었던 나무라고 전해진다. 이 나무가 A.D 330년경에 말라죽어, 그 곳에 지금 서 있는 상수리나무를 심었다. 그것이 노목되어, 밑둥이 큰 바위같이 보인다. 수피는 검어지고 가지는 밑으로 크게 뻗어서 끝이 땅에 닿을 정도가 되었지만, 그 전설에 의거하여 이 참나무를 테레빈나무, 즉 아브라함의 테레빈나무라고 번역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삼하 18:6∼14의, 다윗에게 반역한 아들 압살롬의 부자상극의 전쟁에서 패하자 노새를 타고 도망치다가 큰 상수리나무 무성한 가지에 긴 머리가 걸려서 공중에 매달리게 되었다. 노새가 달아나 압살롬이 당황하고 있을 때, 요압이 그를 창으로 찔러 죽였다는 그 나무는, 상수리나무가 아니라 테레빈나무이다. 수 24:26, 창 35:8에 등장하는 나무도 테레빈나무이다. 소년 다윗이 골리앗을 돌로 쳐죽인 곳도, 테레빈나무의 골짜기이다(삼상 17:19). 참나무는 그리스나 로마신화에서도, 신성하게 생각하여 많은 전설이 전해져 오며, 여러 종교에서 힘과 장엄함의 심벌로 삼고 있다(성서의 식물(최영전 엮음, 아카데미서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