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밥상 차리기 -

새터교회의 생명밥상

  우리 새터교회(담임 박후임)가 우리 몸과 지구를 살리는 생명밥상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 지, 이제 한 3년쯤 되었나 보다.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들의 자연스런 관심으로, 희망터(새터교회 여전도회)에서 먹거리 공부를 하게 되면서 교회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깊어졌다. 그동안 우리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먹어왔던 먹거리들이 사실은 우리 자신과 아이들, 우리 지구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것! 그 깨달음은 우리의 밥상을 되돌아보고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의 밥상이 제일 먼저 달라졌다. 교회 선교기관인 어린이집, 어린이학교(방과후 공부방)의 식단이 조금씩 유기농 야채를 중심으로 바뀌고, 간식거리도 달라졌다. 아이들과 함께 오곡을 튀겨서 강정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인절미도 아이들 손으로 직접 만들고, 식혜를 만들어서 먹고, 나들이 나가서 함께 캐온 쑥으로 부침개도 부쳐 먹는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먹거리들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우리의 달라진 밥상을 지역의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자 두 차례에 걸쳐 ‘생명밥상’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희망터 식구들이 팔을 걷어부치고 생명을 살리는 밥상을 차리고, 아이들에게 좋은 간식거리도 소개하고 판매하면서 다시 한번 제대로 된 밥상의 중요성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었다.  


  그 다음으로 관심을 기울인 것은 음식물 쓰레기였다. 마침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 시작한 음식물 쓰레기 퇴비화에 적극적으로 함께 했다. 큰 통으로 두어 개 만들어 둔 퇴비는 다음 해 화단에 흙을 갈아줄 때 아주 유용하게 썼다. 아직은 만들어지는 퇴비에 비해 땅이 적어서 잠시 중단하고 있지만,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쓰레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 내 몸 뿐 아니라 지구를 살리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커다란 의미였다.


생각보다 교회의 주일 밥상을 바꾸는 일이 쉽지 않다. 규모가 커지면서 유기농산물을 이용하기도 어렵고, 양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음식물이 많이 남기도 한다. 그래도 반찬은 대부분 야채를 중심으로 한 소박하고 정갈한 것들로 많이 바뀌었다. 특별히 어린이주일에는 아이들 입맛에 맞고 몸에 좋은 반찬을 희망터에서 연구해서 선보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새롭게 밥상을 대하는 일을 통해 우리 자신이 달라지고 있다. 우리를 살리기 위해 자기 몸을 기꺼이 내어준 밥상의 재료들을 공손한 마음으로 대하게 되고, 아이들과 자연을 살리는 밥상 차리기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소중한 일이라고 느껴진다. 그리고 이렇게 귀한 일을 우리에게 맡겨주신 하나님께 참 고마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