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주일 설교자료(주님의 날에 피조물을 위한 기도를...)

맨살을 드러내는 백두대간을 치유하시어 동식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도우소서.

한반도의 생태축의 근간인 백두대간은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다. 댐, 위락시설, 마구잡이 채석으로 식물이 죽고 54만평에 이르는 땅이 맨살을 드러내고 있다. 670km에 달하는 등산로는 사람 발길에 13만톤의 흙이 쓸려나가는 등 65%의 식생이 심하게 훼손되었다. 또 최근엔 전세계 유일하게 수도권에 자리잡은 북한산국립공원엔 2천만 시민의 녹색허파를 관통하는 터널공사로 논란이 일고 있다. 터널 입출구가 될 도봉산 북서쪽 일대는 희귀 습지식물과 자생란이 서식하는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며, 망월사 계곡은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갯벌은 갯벌 대로, 산은 산 대로, 논은 논 대로 보전하게 도우소서

정부는 지난해 5월 25일 새만금 매립의 강행을 결정한 후 쌀 재고량 증가로 증산정책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수많은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으면서까지 갯벌을 메워 농지를 만들겠다던 정부의 정책이라고는 이해하기 어렵다. 사실 새만금에서 쌀을 생산하더라도 우리나라 전체 소비량의 0.7%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동진강 만경강 하구에서 나는 백합은 우리나라 전체 생산량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군산 - 부안을 연결하여 생기는 그 넓은 면적을 매립하려면, 변산 국립공원 내에 있는 석산을 비롯하여 140여개의 남산만한 산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하니 ….

댐 건설 이전에 물을 아낌으로 물 문제를 해결하고 생명을 보전하게 도우소서

우리 수돗물 소비량은 세계 최고라고 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98년 전세계 2,500만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물이 없어서 숨지는 어린이만도 하루 평균 5천명을 웃돈다고 한다. 정부는 우리나라도 20년 후면 물부족국가가 될 것이라고 보고 댐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엔 대형댐이 건설되었거나 건설중인 것이 1200여 개나 된다. 이는 세계 7위의 규모이며, 국토면적 당 밀도로 따지면 세계 1위이다. 댐 건설은 그것이 가져올 생태계의 혼란을 고려치 않더라도 물문제의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 정확한 수요예측과 수요관리, 빗물 이용은 물론 생활 속의 물 절약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산림청 발표를 보더라도 우리의 산림을 잘 가꾸기만 하면 현 건설계획의 5배에 달하는 물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와 기업, 개인 모두가 자발적으로 가난을 실천하여 생명에 대한 위협을 줄이게 하소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유독물질의 배출량이 해마다 늘고 있다. 전국의 대규모 화학 정유공장에서 내보내는 화학물질의 양이 연간 830만kg에 이른다. 이외에도 우리나라에는 약 3만6천여 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다. 84년 인도 보팔에서는 폭발사고로 유출된 유독물질로 주민 8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전자조작된 식품으로 필요를 채우기보단, 자연에서 땀흘려 얻은 것에 감사하며 나누게 도우소서

인위적으로 다른 종의 유전자를 도입하여 변형시켜 만들어진 식품인 유전자조작식품(GMO)이 아무런 검증도 없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수입한 미국산 콩의 83%(50만톤)는 제초제에 강한 특정유전자를 삽입한 것이, 옥수수의 68%(15만톤)는 벌레에 잘 견디는 것이 삽입된 것이었다. 게다가 미국은 GMO 표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2000년 5월 독일과학자들의 발표에 의하면 GMO식품은 알레르기를 일으키거나 인체에 독성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난 4월 28일에는 '유전자조작 옥수수를 먹인 닭들이 보통 옥수수를 먹인 닭들보다 2배나 많이 죽었다'는 연구결과를 BBC방송이 보도하여 충격을 주었다.

두 발로 걷는 기쁨을 알게 하시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므로 푸른 하늘과 숨을 회복하게 도우소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대기오염으로 연간 약 50만명이 죽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7대 도시에서 미세먼지와 오존 등 각종 오염물질로 인한 급·만성 사망자는 연간 2만8천여 명에 이르며, 입원하는 호흡기질환자는 연간 1만 1천여 명이다(서울 대기오염의 85%는 자동차 배기가스가 원인). 또 올 봄엔 사상 최악의 황사가 하늘을 뒤덮었다. 황사에는 카드뮴, 납 등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대기, 토양오염은 물론 눈과 호흡기질환을 초래한다. 이는 중국의 무리한 개간과 방목으로 인한 사막화와 지구온난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인간복제에 대한 과학자들의 호기심과 기업의 이윤추구가 생명을 훼손하지 못하게 도우소서.

지난 달 소의 난자에 인간의 세포 핵을 이식한 이종(異種)간 배아복제실험이 성공해 논란을 빚고 있는 데 이어, 얼마전 이탈리아에서는 인간배아를 복제하여 세 명의 여성 자궁에 착상하여 두 달 이상씩 맞고 있다는 보도가 발표되었다. 이들은 반윤리적이며 인간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