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봉천6동 광동교회(담임목사 방영철)의 녹색 교회 만들기: 사례

광동교회는 교회 담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는 돌과 나무 화초 등을 심고, 커다란 철제 대문 대신 제주식 대문(정랑)을 설치하여 교회의 개방성과 대문으로서의 기능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더불어 교회 마당은 물론 본당까지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관악중학교 인근 공터에 산수유나무 60그루를 심었고 2002년에는 화단을 조성했다. 광동교회는 동사무소와 함께 꽃과 나무가 없는 지역의 공간을 찾아 나무심기 행사를 계속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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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색에서 초록으로>

남의 땅에 꽃 심기
방영철 / 광동교회 목사

우리 교회와 담을 맞대고 있는 빌라가 있다. 그 집은 한 10세대 되는 집인데 주인이 한 사람이 아니라 각자가 주인이다. 그러다 보니 집 주위를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지저분하기가 이를 데가 없다.  특히 그 빌라의 공터는 쓰레기 적치장이 되어 있었다. 한 두 사람이 재활용쓰레기라고 내 놓은 것이 경우에 맞지 않은 것도 있어 점점 쌓이기 시작하니 아예 쓰레기 장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도 누구하나 치우려 하지 않았다. 급기야는 한 사람이 어찌 해 볼 수 있는 정도가 넘어버린 것이다. 주인이 각자이다 보니 누가 나서지도 않고 누가 나서서 얘기를 해도 의견통일이 되지를 않았다.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가 하면 책임을 전가하지는 않아도 발뺌을 했다. 적어도 우리 집은 그곳에다 쓰레기를 버린 일이 없으니 이 일에 책임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는 사이에도 쓰레기의 양은 점점 많아져 갔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교회에서 교인들과 그 쓰레기를 정리하기로 하였다. 다 치우고 나니 50리터짜리 쓰레기봉투가 한 40개는 들어간 것 같았다. 분명히 누군가 보았을 터인데 그 빌라에서 아무도 나와 보지를 않았고 그 뒤에도 고맙다는 얘기를 하지도 않았다. 그저 모른 체 하고 살았다. 내심으로야 고마왔겠지만 그 말을 했다가는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되니까 그것이 두려웠던지 아니면 꺼림직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얼마 후에 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하였다. 역시 아무도 치우지 않았고 그러자 그 양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었다. 다시 한번 성경을 뒤적이고 또 뒤적여서 힘을 얻어 그 쓰레기를 다 처리해 주었다. 그 때부터 그곳에다 쓰레기를 버리지 않기 시작했고 지금은 1층에 새로이 이사를 온 아주 부지런한 할머니가 그곳에서 화분을 키우고 해서 쓰레기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해야겠다. 지난 겨울에는 눈이 많이 오지를 않았는데 재작년에는 꽤 많은 눈이 내렸었다. 눈이 오면 몇몇 부류의 현상들이 발생하는 데 한 모습은 눈이 오던말던 전혀 신경 안 쓰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또 한 부류는 자기 집 앞의 눈을 치우는데 어디에다 치우는가 하면 도로 중간에다 버린다. 그러지 않아도 차가 다니기가 미끄러운데 거기에 관해서는 생각이 없고 자신이 밟고 다니는 길만 안전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어떤 분들은 내 집 남의 집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밟아 굳어지기 전에 눈을 치우기 위해 애쓰시는 분들도 있다.

다소 길게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것이 현 서울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들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집은 정말 깨끗하게 해 놓고 살면서 자기 영역의 경계 밖에 대해서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무관심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자기 집 싱크대는 세균 한 마리 없을 정도로 깔끔을 떨면서 하수구로는 찌게 남은 것이며 온갖 기름 찌꺼기며 전혀 부담감 없이 쏟아 붓는다. 최대한 노력해서 남는 음식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며 더군다나 버리는 음식은 없어야 하겠다. 자기 식구끼리 먹은 음식이니 나중에 다시 먹는 들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그 음식 국물이 그리고 기름찌꺼기가 얼마나 하천을 오염시키고 또 정화처리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지를 한번만이라도 고려한다면 그렇게 하지는 않을 텐데 하는 생각이고, 특히 기독교인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 만물을 만드시고 나서 하신 말씀이 “보기에 좋구나!” 인데 그 말씀이 조금이라도 들린다면 황송해서라도 그리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 한가지 안타까운 서울의 풍경은 집마다 나무들이 사라져 가고 온통 콘크리트 덩어리로 땅이 덮여 간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1층 혹은 2층의 단독주택들이 있었을 때에는 집집마다 나무 한두 그루는 있었는데 그 집들을 효용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3층, 5층의 집들로 재건축하면서 그나마 있던 나무들도 다 잘라 버렸다(사실은 우리 교회도 화장실을 증축하면서 아주 우람했던 목련나무를 잘라버렸고 옆에 있던 무화과나무의 뿌리를 상하게 하여 죽게 만들었다).

이제는 주택가로 들어가도 큰 나무 한그루 보기도 힘들게 되었다. 그나마 현행법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각 건물을 신축할 때 마다 얼마정도의 녹지를 만들게 한 것이다. 그래서 건축주는 준공을 위해서 거기에다 일정 규정의 나무를 심고 사진을 찍어 제출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것까지도 눈 가리고 아옹 격이라, 콘크리트위에다 마치 화분 만들어 놓은 꼴이 되어 심은 나무들은 사진을 찍고 나서 얼마 뒤면 죽게 되고 그곳은 그저 적당히 방치되는 일이 많이 있다. 우리 교회서는 이런 곳에다 나무와 꽃을 심는 일을 시작하였다.

이름하여 남의 땅에 꽃심기! 이다.

사유지이면서도 아무의 땅도 아닌 듯이 방치된 곳을 마치 내 땅이듯 가꾸는 일이다. 해보니 보람도 있고 관심들도 보이곤 한다. 그리고 과거의 모습과 비교해 보면 참 보기에 좋다. 우리가 보기에도 좋으니 하나님 보시기에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작년에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에서 나무를 보내주어서 관악중학교 축대위에다 산수유 나무 70그루를 심었다. 올해 꽃이 핀 모습이 참 아름다웠었고 앞으로 점점 더 장관을 이룰 것 같다. 그 일로 인해 관악중학교와 가까워지게 되었고 오가는 동네 주민들로부터도 이런저런 인사를 받곤 한다. 우리 교회가 위치한 곳이 서울시 관악구 봉천6동인데 지난 봄에는 동에서 하는 식목행사에 우리 교회를 협력단체로 하여 몇 가지 요청을 해 왔다. 나무와 봉사자를 협조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기독교환경연대와 함께 나무도 사고 봉사자들도 참여하고 해서 행사를 치루었는데 구청장과 동장이 분에 넘치는 칭찬을 하여 좀 부풀려진 모양이 되었지만 관내 기관장들과 주민들에게 교회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남의 땅에 꽃심기! 그것은 하나님의 땅에 꽃심기가 될 것이다. 어디에나 그런 땅들이 있을 것인데 잘 찾아보아서 조금이라도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그런 모습을 교회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만들어 갔으면 한다.(새하늘 새땅 2005 여름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