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동/화

                                           사람들이 우리를 고향에서 내 몰았어요.

(동화 내용에 맞추어 갯벌사진, 망둥이와 여러 갯벌에서 사는 생물들의 그림 등이 있는 영상자료가 CD-Rom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동화를 구연하는 동안 경쾌한 음악으로 동화의 맛을 더 살려줍니다. 필요하신 분은 문의하십시오. 02-365-8900)

 내 이름은 망둥이라고 해요. 나는 갯벌에서 살아요. 사람들은 은빛물결 출렁이는 하얀 모래 해수욕장을 더 좋아 하지만, 나는 진흙으로 된 넓은 갯벌에서 신나게 뛰어 놀며 살아요. 제 별명은 '깡충'이에요. 토끼처럼 뛴다고 해서 그런 거 같아요. 저는 깊은 바다 속보다 여기 이 갯벌이 더 좋아요. 갯벌에는 많은 친구들이 있거든요. 제 친구들은요. 꽃게, 갯지렁이, 말미잘, 해삼, 낙지, 바위에 붙어사는 따개비, 그리고 개불, 꼬막과 같은 많은 조개들이 살아요. 그런데요. 개불은요. 강아지 붕알처럼 생겼다고 해서 개불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데요. 참 재미있지요. 그런데 왜 내 이름은 망둥이인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제 친구들과 사는 이 갯벌에는요. 무엇보다 수없이 많은 이름 모를 생물들이 살고 있어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새만금 갯벌에만도 371종이나 되는 많은 생물들이 살고 있다니, 어마어마한 생물들이 이 갯벌을 고향으로 두고 살아가고 있는 거지요.

  저희들은 이 갯벌에 살면서 그냥 놀고 먹고 잠자며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니에요. 하느님께서 사람을 만드실 때 다 뜻이 있듯이, 우리 갯벌에 사는 친구들에게도 나름대로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신성한 사명이 있거든요. 하느님이 우리에게 부여하신 일은 우선 육지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의 오염물들을 정화시켜주는 일이에요. 사람들이 버리고 오염시킨 물과 토양을 갯벌 친구들이 분해시키고 먹기도 하면서 본래의 물과 토양으로 정화시켜 주지요. 만약에 갯벌의 친구들이 없다면 벌써 지구는 오염되어 끝장났을 거예요. 또 갯벌은 바다 해일이 일어나면 그 충격을 줄여서 육지에 사는 사람을 보호해주기도 하지요.
  또한 육지에서 밀려오는 흙을 갯벌이 막아주어 사람들이 사는 생활터전을 보호해주기도 해요. 그러니까 갯벌은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생명의 터전이거든요. 아, 참, 그리고 갯벌의 조개, 물고기, 많은 생물들은 하늘을 사는 새와 사람들의 먹이가 되어 주잖아요. 바로 이것이 하느님이 이 지구에 갯벌을 만드신 이유이고, 또 갯벌 친구들을 만드신 뜻이지요. 하느님의 뜻을 잘 헤아려 살아가야 모든 생명이 살 수 있는 거잖아요. 제가 갯벌 친구들과 여기 모인 사람들을 위해 저의 노래를 하나 들려 드릴게요. 한번 들어 보세요..

  노래1 : 망둥이의 노래 (누르면 악보와 가사를 볼 수 있음)

 그런데요. 요즘에 점점 갯벌이 줄어들고 있어요. 사람들이 오염시킨 오염물을 정화해서 바다로 내 보내는 소중한 일을 하는 이 갯벌에, 사람들은 공장을 세우고 농토를 넓히겠다고 야단들이에요. 태초 때부터 있던 갯벌은 하느님께서 다 뜻이 계셔서 만드셨는데, 사람들은 자신들이 좀 더 많은 땅을 소유하고,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지금 갯벌을 파헤치려고 하고 있어요.

  지금 제가 살고 있는 새만금 갯벌에도 국토를 넓혀 농토와 공장을 세운다는 명목으로 간척 사업이 벌어져 내 고향, 갯벌이 사라질 운명에 놓였어요. 갯벌이 없어지면, 우리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사람들이 태어난 고향, 사람들이 사는 터전은 소중하고 우리들이 태어나고 살아갈 갯벌은 함부로 파헤쳐도 좋다는 말인가요. 사람들에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면, 하느님께서 갯벌에 사는 무수히 많은 갯벌 친구들에게도 행복하게 살 권한을 주셨다는 걸 사람들은 왜 모르나요.

  사람들의 탐욕에 가득 찬 검은 손이 점점 가까이 오고 있어요. 갯벌을 파헤칠 굴삭기의 기계음이 들려요. 사람들은 이 갯벌에 지상낙원을 지어 멋지게 살아보자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어요. 여러분,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요. 정든 고향, 이 갯벌을 떠나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나요. 사랑하는 내 친구들, 꽃게, 바다 지렁이, 말미잘, 따개비, 해삼, 낙지, 백합, 그리고 많은 조개들은 이제 어디로 가서 살아야 하나요. 이제 내 친구들은 어디로 가야하나요.

 내 고향 갯벌에는 이제 공장이 들어서고 사람들이 즐기며 놀 수 있는 유흥지로 변했어요. 왜 사람들은 갯벌을 없애고 산을 파해지고 강을 오염시키며 살까요. 산이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고, 강이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고, 바다가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고, 갯벌이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다는 걸, 사람들은 왜 모르나요.

  지구는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아름다운 동산이에요. 하나님께서는 이 지구를 사람만을 위해 만들지 않으시고, 하나님께 지음 받은 모든 생명들이 지구를 고향으로 여기며 행복하게 살게 하셨지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 지구는 사람만을 위해 하나님께서 만드셨고, 사람이 이 지구를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마음대로 파해치고 오염시키고 죽이고.... 그래서 지금 내 고향 갯벌도 사라졌고 내 친구들도 모두 흩어져 어디에서 어떻게 되었는지, 사람들이 원망스러워요.

  사람들은 너무 잔인해요. 어머니 지구의 살을 도려내고 벗겨내도 살 수 있다고 말하는지. 그리고 어머니 지구의 살이 사람들의 살이요 몸이라는 걸 왜 모르는지. 사람은 사람이 아닌가봐요. 정말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 기계이거나 숨쉬지 않는 인형인가 봐요.

 노래 2 : 내 고향 갯벌
 노래 3 :
사람은 사람이 아니라네

제공/ 기독교환경운동연대(02-365-8900)

(글·채희동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