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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비상사태에 대한 WCC 실행위원회 성명서

작성일
2020-01-08 16:01
조회
1217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실행위원회 채택
2019년 11월 20일-26일(번역 : 배현주 교수)

<기후변화 비상사태에 관한 성명서>

“그 땅은 그 주민의 행위의 열매로 말미암아 황폐하리로다”
(미 7:13; 개역개정판)
“그들이 살던 땅은, 거기에 사는 악한 자들의 죄 때문에, 사막이 되고 말 것이다”
(미 7:13; 표준새번역 개정판)

최근 세계 각처에서 기상 재해의 강도와 빈도가 극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의 연구 결과로 인해서 많은 이들이 심한 충격을 받고 기후위기가 멀리 있는 전망이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라는 점을 뒤늦게나마 깨닫고 있다.

사이클론 이다이, 허리케인 도리안, 태풍 하기비스는 각각 모잠비크와 짐바브웨와 말라위, 바하마, 그리고 일본에서 인명 상실과 광범위한 폐해를 초래하였다. 호주의 지속적인 산불, 베니스의 선례 없는 홍수도 지적되어야 한다. 우리 가운데 특히 가장 가난한 취약계층에 대한, 그리고 하나님께서 인간을 그 청지기로 세우신 풍부한 창조세계에 대한 이러한 자연재해의 영향력은 이제 현실이 되었다. 매우 비극적인 사태이다.

기후변화, 토지, 바다, 지구 빙권에 관한 최근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전 세계 기아 현상을 촉발시키는 선두 요인의 하나이다. 지구 온난화가 산업화 이전 수준 기준으로 1.5도 상승폭을 유지해야 하는데, 보다 안전한 이 한도가 지켜지지 않으면, 빙하 해빙으로 인해 2100년까지 해수면이 1미터 상승할 것이고, 물부족으로 인해
거의 20억 인구가 영향을 받을 것이며, 폭풍우와 홍수 같은 보다 강력한 해수면 상승 재해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극심한 파괴력을 지닌 화재들과 산업화된 농업과 채광의 잠식력은 잔존하는 세계 최대 우림 생태계 안에서 발생하는 일방적인 산림 벌채에 관한 우려를 매우 증폭시키고 있다. 이 생태계는 지구의 허파이자 수많은 원주민들이 조상 대대로 살아온 거처이며, 기후변화의 위협에 대처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특히 아마존, 콩고 분지, 서파푸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이 자원은 종종 고의적으로 탕진되고 있는데, 그 속도가 위험하다.

어린이들, 청년들, 그리고 일반 시민들은 이 지구촌 위기의 심각성에 관한 정부의 적절한 대응 결여 그리고 특정 정부의 퇴보에 대한 분노를 대중 시위를 통해서 표현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어쩔 수 없이 힘을 합쳐서 어른들이 실패한 것들 혹은 실행을 거부한 것들에 관한 요구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것은 하나님의 창조세계와 그들의 미래를 보존하기 위한 경제적 사회적 시스템의 근본적 변혁이다.

사실 최근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정부들은 2030년까지 기후 상승폭 1.5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양의 120%가 되는 화석 연료를 생산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자국 영토 내에서도 극심한 기상재해가 점차로 심각해지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파리 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미국의 공식 통지는 기후 위기에 대한 지구촌의 다자적 대응을 위해 국제 공동체가 확보했던 최선의 희망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이것은 지구촌 리더십이 가장 요청되는 바로 그 역사적 시점에서 리더십을 절망적으로 저버리고 포기하는 행태이다. 이 행태는 퇴보하는 다른 국가들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며, 우리 모두를 무력감과 위험에 처하게 한다.

불평등 심화에 저항하는 칠레의 시위는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가입국들의 제25차 당사국총회(COP25) 개최지를 칠레의 산티아고에서 스페인의 마드리드로 바꾸게 하였다. 이 사건은 지속가능성과 형평성이라는 목표들을 합류시키는 것, 그리고 탄소 중립 경제로 이양하는 비용을 자원이 부족한 이들이 지불하지 않도록 하는 일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 즉, 사회경제적 정의 없이는 진정한 이양이 이루어질 수 없다.

확정된 과학적 사실들에 대한 토론과 논쟁의 때가 지난 지 오래 되었다. 행동의 때는 신속히 지나가고 있다. 우리 모두는 우리의 행동 결여와 이 소중하고 독특한 행성에 대한 청지기직에 실패한 재난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기후 비상사태는 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죄의 결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우리의 마음을 성찰해야 한다. 이 선례 없는 새천년의 도전 앞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생태계적 회개(메타노이아), 변혁, 그리고 우리의 다음 조처들을 위한 하나님의 인도를 모색하는 가장 근원적인 신앙의 원칙들을 찾아야만 한다.

그러므로 2019년 11월 20일부터 26일까지 스위스 보세이에서 모인 세계교회협의회 실행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천명한다.

1. 기후 비상사태는 지역, 전국, 국제사회 등 모든 곳의 모든 사람에 의한 긴급하고 선례 없는 응답을 요청한다. 우리는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타종교 지도자들, 공동체들, 시민사회 기구들과 협력한다.

2. 우리는 이 비상사태 대응에 있어서 리더가 되어야할 정부들의 부적절하고 심지어 퇴행적인 행동, 특히 화재들과 벌채를 방지하지 않는 행동 결여, 원주민들의 조상 대대로 내려온 토지들과 살림살이에 대한 파괴, 생태계 보호자들에 대한 공격 등에 대하여 비통한 실망감을 느낀다. 파리협정을 체결하고도 그 이행에 힘을 기울이지 않는 점, 그리고 가난한 공동체에게 부가적인 재정적 짐을 떠맡기는 조처 등도 문제이다.

3. 우리는 2019년 12월 2일부터 13일까지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제25차 당사국 총회에 다음과 같이 요청한다.
- 2050년까지 탄소 중립성을 성취하고 지구 온난화를 1.5도 선에서 유지하는 목적을 위해서 온실가스 배출을 보다 야심차게 삭감하는 노력을 위한 토대 놓기를 국가자발적기여(NDCs)의 일부로 삼도록 요청한다.
- 부유한 국가들이 저수입 국가들의 적응과 탄력 구축을 위해 충분하고 예측가능하며 투명한 기후 재정을 제공하는 노력을 더욱 경주하도록 요청한다.
- 기후 비상사태의 영향 때문에 재난을 겪는 사람들과 공동체들을 지원하는 재정을 포함시키도록, 손실과 피해에 관한 바르샤바 국제 메커니즘(Warsaw International Mechanism for Loss and Damage)의 강화를 요청한다.
-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과정 안에서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서 원주민들과 만나고 그들로부터 배우며, 종다양성을 보호하고, 벌채와 싸우며, 농업생태학을 격려하고, 순환적이며 재분배적인 경제를 구축하는 행동들을 후원하도록 요청한다.

4. 우리는 유엔 시스템의 파트너들이, 유엔 자료들에 근거한 비판적 연구와 정책 조언과 일관성을 지키도록, 자신들의 은행 시스템과 연금 기금에서 화석 연료 투자가 있는지 검토해보고 투자를 회수하도록 권유한다.

5. 우리는 회원교회들, 에큐메니칼 파트너들, 타종교 공동체들, 선의와 도덕적 양심을 지닌 모든 사람들에게, 정부들이 지속적으로 적합한 행동을 하지 않고 오히려 부정적 행동을 하는 상황에서 파생될 가장 파국적 결과들을 피할 수 있도록, 자신의 컨텍스트에서 유의미한 공헌을 할 수 있는 수단을 발견하도록 요청한다. 그래서 우리는 기후변화의 완화, 적응,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힘을 모으는 운동(advocacy)과 함께 교회, 공동체, 가정, 개인 등 모든 단위에서 실천하는 지역적 행동을 통해서 이 전지구적 위기에 함께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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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2015년 11월 WCC 실행위원회 리포트 일부>

2015년 하반기 WCC 실행위원회가 11월 13일부터 18일까지 스위스의 봇세이 에큐메니칼 연구소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실행위원회에서 압도적인 관심사가 되었던 지역은 프랑스 파리였다. 지구촌의 관심사가 11월 30일부터 12월 11일까지 파리에서 개최될 제21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 집중되고 있는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이 총회는 ‘지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2주간’에 비유되기도 하였다. 창조세계의 보전 혹은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일찍이 강조해온 WCC는 이번 실행위원회에서 “파리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대한 성명서”를 채택하였다. 파리 당사국총회가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도록 열정적으로 노력해온 WCC는 이 성명서를 통해서, 세계의 모든 국가가 21세기 중반까지 온실가스 방출을 점차적으로 줄이며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법적 구속력이 있는 협상 도출을 요청하였다. WCC는 이미 2013년 부산총회에서 기후변화가 사회적 약자들에게 커다란 위협이 됨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의 정치적 공적 어젠다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는 위험을 경고하였다. 그리고 각국 정부가 자국의 이익에 제한된 좁은 관심사를 초월해서 인류 공동의 미래에 책임적이 될 수 있도록 교회가 정부에게 요청하기를 촉구하였다. 실행위원회의 성명서를 통해서 WCC는 기후정의를 위해 헌신하는 모든 이들과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 자연환경의 아름다움, 다양성, 지속가능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아낌없는 노력을 경주하는 이들을 위하여 연대감과 지지를 표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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