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 봅시다

2016년 종교환경회의 생명평화순례 성명서

작성자
기독환경운동연대
작성일
2016-09-02 15:01
조회
2098

2016년 종교환경회의 생명평화순례 성명서


 우리는 마땅히 유전자조작식품을 반대하며, 참된 생명을 선택합니다.

 지금 여기, 우리 종교인들은 생명과 평화를 기도하며 23일의 순례의 길에 첫 발을 내딛습니다. 오늘 우리 종교인들이 저마다의 자리를 벗어나 이 순례의 길에 함께 손을 맞잡고 나서는 것은, 하늘이 베풀어주신 생명과 평화가 무참히 짓밟히고 있는 이 땅의 참담한 현실을 온 몸으로 바라보고, 답답함과 두려움으로 애태우며 눈물을 흘리는 우리 이웃들의 절박한 외침에 귀 기울이기 위함입니다.

 지금 이 남녘의 들판에서는 유전자조작식품(GMO)이라는 인간 탐욕의 결정체로 빚어진 죽음의 열매가 버젓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유전자조작식품이 자라나는 지금 이 들판은 얼핏 보기에는 하늘의 축복을 받아 푸른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것 같지만, 실상은 죽음의 검은 기운이 온 땅을 뒤덮고 있을 뿐입니다. 맑은 시냇물과 시원한 바람이 감도는 고요한 논과 밭은 평화로운 듯 보이지만, 실상은 탐욕의 악취가 가득할 뿐입니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유전자조작식품을 막아내야 할 국가기관이 탐욕에 눈이 먼 초국적 기업과 한통속이 되어 유전자조작식품을 재배하는 일에 앞장을 서고 있으며, 이 땅을 살리고자 애쓰고 있는 농민들을 기만하고 위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십, 수백 년 동안, 믿었던 나라로부터 이용당하고 배신당했던 이 땅의 농민들은 이제 더 이상 생명을 일구어낼 길이 없어 답답해합니다. 수천, 수만 년 동안, 하늘이 주신 생명의 씨앗으로 먹을거리를 나누어온 이 땅의 백성들은 앞으로 얼마나 깊이 이 땅이 죽음으로 물들어갈는지 두려워하며 평화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길을 걷는 우리 종교인들은 우리의 생명평화순례를 시작하면서, 우리의 순례길이 죽음과 탐욕의 길이 아닌 하늘과 땅과 사람이 기뻐하는 생명과 평화의 길이 되기를 다음과 같이 두 손 모읍니다.

 1. 생명 평화의 질서에 어긋나 이 땅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유전자조작식품은 그 어떤 이유로도 이 땅에서 더 이상 생산, 재배되어서는 안 됩니다.

2. 농촌진흥청은 이 땅의 농민들의 생존과 우리 사회의 농업의 기반을 뒤흔드는 유전자조작식품 개발사업단을 해체하고, 지금까지의 유전자조작식품의 재배 실태를 낱낱이 밝히고 유전자조작식품의 심사와 승인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3. 정부는 세계 1,2위를 다투는 우리나라의 유전자조작식품 수입 실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국내로 수입, 가공되어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유전자조작식품의 소비자 선택권을 위해 유전자조작식품의 완전 표시제를 즉각 실행해야 합니다.

4. 아울러 정부는 다국적기업의 유전자조작식품으로부터 시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근본적인 대책은 우리의 농민들을 살리고 우리의 농업을 온전히 회복하는 것임을 깨닫고, 이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합니다.

5. 유전자조작식품의 수입, 유통, 생산, 소비를 촉진하는 정부 관료, 정치인, 학자, 식품산업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돌이킬 수 없는 과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합니다.

    2016. 8. 25

종교환경회의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천주교창조보전연대, 천도교한울연대 (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