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 봅시다

고리 1호기 폐쇄에 대한 핵없는세상을위한국그리스도인연대의 입장

작성자
기독환경운동연대
작성일
2015-06-25 15:03
조회
3991

고리 1호기 폐쇄에 대한 핵없는세상을위한국그리스도인연대의 입장

      

고리1호기 폐쇄, 우리는 환영하고 우려합니다.

 

"내가 오늘 하늘과 땅을 불러 너희에게 증거를 삼노라 내가 생명과 사망과 복과 저주를 네 앞에 두었은즉 너와 네 자손이 살기 위하여 생명을 택하고..."(30:19)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 1호기의 영구 가동 정지가 16일 최종 확정되었습니다. 지난 12일 국가에너지위원회의 고리1호기 영구 가동정지 권고를 한국수력원자력이 최종 수용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고리1호기는 2017618일 가동을 끝으로 폐로에 들어가게 됩니다.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는 고리1호기 폐쇄를 위해 지난 510일부터 40일 간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릴레이 금식을 하며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고리1호기 폐쇄 부산 범시민운동본부에 전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정부의 고리 1호기 폐쇄 결정을 마음 깊이 환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부에 우려를 표할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노후 원전 가운데 하나인 월성1호기가 연장승인 되었고 현재 가동 중에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삼척 혹은 영덕을 신규원자력발전부지로 삼고, 신규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원전을 계속 지으며 원전을 친환경 전원이라고 주장하는 정부의 역행적 에너지 정책은 실망과 우려를 자아냅니다.

 

핵없는세상을위한국그리스도인연대는 핵과 그리스도 신앙이 양립할 수 없는 것임을 2011년 선언했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핵과 그리스도 신앙이 양립할 수 없음을 선언합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핵무기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원자력 발전소 역시 피폭자를 생산하고, 다수의 편리를 위해 소수를 희생시키는 나쁜 에너지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약자의 편에 서시는 분(146:9)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신앙을 따라 피폭자, 원전과 송전탑 건설로 인한 희생자들의 편에 서서 원자력발전소를 반대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햇빛과 바람 등의 자연에너지로 전환할 것을 정부에 촉구하는 바입니다. 또 고리1호기의 폐쇄 절차는 앞으로 이어질 원전 폐쇄 절차를 위해 투명하고, 안전하게 이루어져야만 합니다. 따라서 고리1호기 폐로 절차 시 안전한 폐쇄를 위해 시민사회에 정보를 공개하고 공론화하여 사회적 합의와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요구합니다.

 

이제는 인간이 만들어낸 자본과 과학을 넘어 생명을 택하여야 할 때입니다. 원자력 발전소 주위 피폭자들과 송전탑, 변전소 인근 주민들, 지구 생태계의 모든 생명을 담보로 다수의 편의를 추구할 수는 없습니다. 또 미래 세대의 생명을 담보로 원자력발전소를 계속해서 건설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1:31)고 말씀하신 세계를 돌보는 청지기적 사명을 저버려서는 안 됩니다.

 

탈핵으로 가는 길은 멀고 험난하며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독인들은 약자를 보호하고 모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사회가 되도록 하는 일에 우리의 존재를 담을 것이며, 정부가 국가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 신재생에너지기본계획 등에서 민주적으로 시민의 뜻을 담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켜볼 것이며, 신앙 양심에 따라 협조하고 저항할 것임을 밝힙니다.

 

모든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평화와 안전의 세계로 이끄소서!

 

2015618

원자력안전위원회 앞 기도의 자리에서

핵없는세상을위한국그리스도인연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