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생각해 봅시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 6차 총회 선언문

작성자
기독환경운동연대
작성일
2017-05-08 09:52
조회
1650

이제 탈핵의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그 일을 완성하십시오.

여러분이, 자원하여 시작할 때에 보인 그 열성에 어울리게,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그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 고린도후서 8:11 -

  

한국 교회가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평화 교회가 되는 것,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한국과 동북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가 핵무기와 핵발전소를 폐기하여 생명과 정의와 평화의 세상을 만드는 것에 힘을 더하고자 지난 2012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가 결성되어 이제 6번째 총회를 맞게 되었습니다. 이에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핵과 신앙은 양립할 수 없다.”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에 기초하여, 탈핵의 시대가 열리고 있는 2017년 총회의 자리에서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1. 새로운 대통령과 정부는 약속한 탈핵을 실천해야 합니다. 

시대의 어두움을 몰아내고자 촛불을 밝힌 이 땅의 시민들은 결국 대통령을 탄핵하고 평화롭고 민주적인 방법과 절차로 차근차근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제 59, 시민들은 다시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고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여 한국 사회를 불안과 불의로 이끌었던 적폐들을 뿌리까지 뽑아낼 것입니다.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는 유력한 후보들과 정당이 저마다 탈핵을 주요 의제로 삼고 탈핵의 방법과 시기를 공약하고 있는, 명실공이 한국 사회의 탈핵의 시대를 여는 탈핵 대통령 선거입니다. 이는 노후 핵발전소 폐쇄,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백지화, 신규 핵시설 건설 중단,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 공론화, 탈핵 에너지 전환 기본법 제정, 재생에너지 지원 확대를 요구하며 진행되었던 잘 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으로 모아졌던 시민사회 탈핵운동의 성과이자,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무시하고 진행되어온 핵발전의 확대 정책에 더 이상 편승할 수 없다는 정당들의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입니다.

새로운 대통령은 시민들과 약속한 탈핵을 즉각 실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핵산업 안에 존재하는 핵 적폐 세력의 실체를 밝혀내고, 탈핵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조직의 에너지 관련부처 재편성이 있어야할 것입니다. 아울러 국회에서도 정부의 탈핵정책을 뒷받침할 관련 법안들이 조속히 마련되어 입법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고, 시민들 스스로가 핵으로부터 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원자력안전위원회를 시민참여형 위원회로 개편해야 할 것입니다.

 

2. 한국 교회가 핵 없는 세상의 밑거름이 되어야 합니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는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임을 천명한 창립 선언문과 핵은 생명공동체의 안전과 평화의 가장 큰 걸림돌임을 확인한 3회 총회 선언문, 탈핵이 곧 정의임을 고백한 4회 총회 선언문, 탈핵의 원년을 선언한 5회 총회 선언문을 통해 핵발전소가 창조세계를 위협하는 악의 실체임을 드러내고 탈핵이 이 시대 한국 교회에 주어진 가장 막중한 사명임을 밝혀왔습니다.

한국 교회는 가장 먼저 피폭자의 아픔을 마주해야 합니다.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무기는 조선인을 포함한 수십만 명의 사람을 한 순간에 죽음으로 이끌었고, 살아남은 2, 3세 자녀들 또한 지금까지 방사능 피폭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수만 명의 사람들이 고통 속에 목숨을 잃었고,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핵 난민으로 고향을 떠나 기약 없는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과 핵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상시적으로 방출되는 방사성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각종 질병을 앓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조하신 세상의 생명들을 죽음으로 이끌어가는 파괴의 힘을 가지고 있는 핵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했던 하나님의 나라는 죽음의 핵을 물리치고 모든 생명들이 평화를 이루는 세상이었습니다. 생명의 숨결이신 성령님께서는 결국 모든 핵이 사라지는 새 하늘과 새 땅으로 우리를 이끄실 것입니다.

이에 한국의 모든 교회는 핵의 위험성과 핵산업의 탐욕을 밝히는 생명평화를 이루는 평화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탈핵이 이루어지는 그 날까지 모든 교회가 다함께 마음을 모아 탈핵주일 예배를 드리고, 핵의 진실을 밝히는 교육을 적극적으로 진행해나가며, 피폭자들을 위로하고 돕는 친교에 앞장서며, 핵 없는 세계를 이루기 위한 선교 운동을 만들어나가는 녹색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마땅히 생명을 살리고 돌보는 사명을 감당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탈핵의 꽃을 피우기 위한 밑거름이 되어야 합니다.

  

3. 이제 핵 없는 한반도를 넘어, 핵 없는 세계를 기도해야 합니다. 

이 세상 그 어디에도 핵으로 이룰 수 있는 평화는 없습니다. 핵무기도 핵발전도 진정한 평화의 길이 아닙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반도 남과 북은 핵에 대한 미련을 아직 버리지 못해 세계 시민들의 걱정거리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드는 일을 온 세계가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 사회의 탈핵은 핵 없는 세계를 향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세계는 이미 탈핵의 길을 재빠르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핵시설을 감축하고, 핵발전소 건설 계획을 취소하고, 운영 중인 핵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핵산업은 골칫거리 사양산업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재생에너지는 전 세계의 핵발전소를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 것입니다.

이러한 세계의 흐름을 바라보며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는 핵 없는 한반도에서 시작한 이 탈핵의 여정을 핵 없는 세계를 향한 마무리로 이어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우리 앞에서 탐욕으로 쌓아올린 높은 장벽이 허물어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는 더욱 힘을 모아 핵 없는 세상,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는 그 날까지 함께 연대하며, 기쁜 마음으로 우리의 사역을 감당해나갈 것입니다.


핵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