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신앙 이야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기도회>  설교문

작성일
2023-07-0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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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7월 2일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기도회>  설교문

바다도 그의 것이라

1오라 우리가 여호와께 노래하며 우리의 구원의 반석을 향하여 즐거이 외치자 2우리가 감사함으로 그 앞에 나아가며 시를 지어 즐거이 그를 노래하자 3여호와는 크신 하나님이시요 모든 신들보다 크신 왕이시기 때문이로다 4땅의 깊은 곳이 그의 손 안에 있으며 산들의 높은 곳도 그의 것이로다 5바다도 그의 것이라 그가 만드셨고 육지도 그의 손이 지으셨도다 (시 95:1-5)

기도회 개최 과정 및 현황

안녕하십니까?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기도회」에 참석하신 여러분 모두를 ‘생명’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오늘 이 기도회를 처음으로 제안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제일교회 정원진 목사입니다.

지금 일본 대사관 앞에서 드리는 이 기도회에 여러 교회에서 많은 분이 참석하셨습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지금 이 자리에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같은 시간에 여러 지방에서 몇몇 교회가 연합으로, 또는 교회별로 주일 오후 예배 시간을 이용해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기도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 기도회는 서울제일교회의 ‘루터회’라는 남신도회가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투기하려고 하는데, 교회가 침묵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겠느냐,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우리 교회가 구글 설문지를 만들어 돌리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제까지 총 140여 개의 교회와 단체가 동참해 주셨습니다.

제가 놀란 것은 다양한 교파에서 동참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속한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들만이 아니라, 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 속한 예장(통합), 기감, 성공회, 복음교회만이 아니라, 예장(합동), 예장(고신), 예장(합신), 예장(호헌), 기하성, 독립교단, 무소속 교회들까지도 참여했습니다.

또 설문지를 돌리면서 알게 된 몇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이 문제를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어 진작에 반대 현수막을 교회밖에 내건 교회가 있었습니다. 한빛교회가 바로 그 교회입니다. 또 한빛교회를 따라서 한 교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단별로, 지역별로, 단체별로 이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자발적인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이것이 무엇을 뜻합니까?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는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진보와 보수를 넘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그리고 그 국민이 다니는 한국교회라면 어떤 교회든지 다 반대하는 문제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한국갤럽 여론조사(6/27-29)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가량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정치문제? 아니 생명문제!

그런데도 한국교회와 기독교인들 사이에는 이 문제를 ‘정치문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왜?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보다 더 앞장서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한 비판을 ‘괴담’이니 ‘비과학’이니 하면서 ‘정치적 선동’으로 몰아붙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만 봐도 우리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정치문제가 아니고 먹거리 문제, 건강 문제, 생명 문제로 보고 있습니다. 그 반증이 바로 여당의 ‘횟집 먹방 쇼’ 아닙니까? 국민이 수산물 안전성을 걱정하니까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러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런 ‘대국민 사기극’이 어디 있습니까? 국민을 바보 천치로 아는지, 먹으려면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가 시작된 다음에 먹어야지, 왜 지금 먹습니까? 국민에게는 천일염 사재기하지 말라고 하면서 자기들은 방사능 오염수가 해양에 투기 되기 전인 안전한 지금 회 실컷 먹겠다는 것 아닙니까? 언론 보도를 보니 그것도 자기 돈이 아니라 국민 세금으로 먹었다는데, 참으로 파렴치한 세금 도둑놈들 아닙니까?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그대로 마시거나, 희석해서 마시면 인체에 아무 해가 없다면서 당장이라도 가져다주면 마시겠다고 공언하는 ‘전문가’들이나 ‘공직자’들이 요즘 다수 등장했습니다. 이 사람들 역시 국민을 바보 천치로 아는 모양입니다. 방사성 폐기물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상식입니다. 그래서 ‘방폐장’(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자기가 사는 지역에 짓지 말라고 반대했던 것 아닙니까?

방사성 폐기물은 일종의 독(毒)입니다. 하지만 매우 독한 맹독도 아주 조금 먹으면 우리의 건강이나 생명을 해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방사능 오염수를 희석해서 마시겠다고 허풍을 떠는 것입니다. 보통 독은 몸에 들어와도 축적되지 않고 배출됩니다. 하지만 수은이나 납 같은 중금속은 우리 몸에 들어오면 축적이 됩니다. 그래서 일정량 이상이 쌓이면 중금속 중독을 일으켜 건강을 해치고 생명도 위협합니다. 방사능 오염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만 마시면 문제가 없겠지만, 계속해서 마시면 우리 몸에 쌓여서 결국 건강을 해치고 생명을 위협하게 됩니다.

그래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그대로 마시거나, 희석해서 마시면 인체에 아무 해가 없다면서 당장이라도 가져다주면 마시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매일 생수처럼 마시고 살 수 있겠냐고 말입니다. 또 일본 정부에 묻습니다. 사람이 마실 수 있는 그 물을 왜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쓰지 않고 바다에 버리느냐고 말입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매일 먹는 먹거리입니다. 소금 안 먹고 살 수 있습니까? 소금 없이 김치 담글 수 있습니까? 멸치 육수는 어떻게 합니까? 매일 먹는 김이나, 적어도 생일날에는 먹는 미역은 또 어떻게 합니까? 생선은요? 굴이나 조개는요? 앞으로 우리가 바다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먹을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방사능이 우리 인체 내에 쌓여 갈 것 아닙니까? 지금 당장은 건강이나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 해도 10년이나 20년 뒤에는요? 그걸 누가 어떻게 안전하다고 보장합니까?

이런 이유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는 정치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의 먹거리 문제, 건강 문제, 생명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우리가 매일 먹는 먹거리를 지켜내기 위한 생존 투쟁입니다. 지금 일본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투기함으로써 모든 바다 먹거리를 다 ‘방사능 오염 식품’을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막아내야겠다는 것입니다. 먹고 싶은 것, 아니 살기 위해서 꼭 먹어야 하는 우리네 바다 먹거리를 지켜내야겠다는 것입니다.

바다는 하나님의 것

일본이 곧 방사능 오염수를 후쿠시마 앞바다에 투기하겠다고 합니다. 문제는 바다에 국경을 긋는다고 바닷물이 일본 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그 바닷속에서 사는 물고기들도 일본 영해 안에서만 살지 않습니다. 사람은 국경을 넘나들 때 출국심사도 하고 입국심사도 합니다. 하지만 바닷물이나 물고기는 그런 것 안 합니다. 아니 못합니다. 그냥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듭니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바닷물은 국적이 없다는 뜻입니다. 물고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해양법으로 ‘영해’나 ‘배타적 경제 수역’ 등을 정해도 바닷물이나 물고기는 거기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사실 바닷물이나 물고기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바다 자체가 그렇습니다. 인간의 법이 일본 앞바다를 일본 영해(領海)라고 인정해도, 사실상 모든 바다는 공해(公海)입니다. 모든 나라가 공통으로 이용하는 공공재(公共財)입니다. 일본의 것이 아니라, 모든 나라의 것이고, 인류 전체의 것입니다. 따라서 일본은 다른 나라들이나 인류 전체의 동의 없이 자기 앞바다를 방폐장으로 써서는 안 됩니다. 핵폐기물 쓰레기통으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공공의 바다에 방사능 오염수를 자기 마음대로 버려서는 안 됩니다.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이것을 반대합니다. 성경은 “창조 세계는 인간의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것”이라고 말합니다. 왜? 세계의 창조주는 하나님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아닙니다. 그래서 창조 세계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것이 아닌 하나님의 것을 인간이 자기 마음대로 소유하는 것, 인간 마음대로 처리하는 것이 바로 ‘죄’입니다. 에덴동산의 선악과 이야기가 바로 그 이야기 아닙니까? 하나님의 것을 인간인 아담과 하와가 자기 마음대로 따먹어서 죄를 짓고 낙원에서 추방되지 않았습니까?

오늘 읽은 시편 95편도 이와 똑같은 신앙을 고백합니다. 1절은 “오라 우리가 여호와께 노래하며 우리의 구원의 반석을 향하여 즐거이 외치자”고 노래합니다. 왜 그래야 합니까? 3절은 대답합니다. “여호와는 크신 하나님이시요 모든 신들보다 크신 왕이시기 때문이로다.” 왜 여호와는 크고, 다른 신들보다 위대하고 뛰어납니까? 5절이 노래합니다. “바다도 그의 것이라 그가 만드셨고 육지도 그의 손이 지으셨도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이 창조주이시기 때문입니다. 천지를 창조하고, 세계를 지으셨기 때문입니다.

창조한 분이 주인입니다. 만드신 분이 주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천지가, 바다와 육지가 우리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것이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것은 인간이 임의로 소유할 수도 없고, 인간이 마음대로 처리할 수도 없다고 믿습니다.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것이 기독교의 신앙의 핵심입니다.

믿음이 이기는 그날까지

오늘 우리는 바로 이 기독교 신앙에 근거해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기도회」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기도회는 일회성 행사일 수 없습니다. 우리의 믿음을 지켜나가고,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나가기 위해 우리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를 포기할 때까지 계속할 것입니다. 교인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도 하고, 일본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도 하고, 쓰지 않고 가지 않고 먹지 않는 No Japan 운동도 전개할 것입니다. 오늘은 140여 한국교회가 연대했지만, 우리의 대열은 점점 커질 것입니다. 또 우리는 한국교회를 너머 곧 일본교회와도 연대할 것입니다. 나아가 아시아교회, 세계교회와도 연대할 것입니다. 왜? 이것은 기독교 신앙을 지키는 일이고, 인류의 먹거리와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기에 결코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일본 정부가 조속히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투기 계획을 철회하기를 희망합니다. 우리는 그날이 올 때까지, 믿음이 승리하는 그날까지, 이 거룩한 행진을 계속합시다. 창조주 하나님과 생명의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끝까지 우리를 응원하시고 우리와 동행하실 것입니다. 아멘.

정원진 목사 (서울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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