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신앙 이야기

세계교회협의회 ‘전 지구적 생물다양성 위기에 관한 긴급 성명서’ 채택

작성일
2019-08-14 11:33
조회
1540

20181004_175402.png

세계교회협의회 ‘전 지구적 생물다양성 위기에 관한 긴급 성명서’ 채택

장 동 현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

지난 5월 27일, 스위스 보세이 에큐메니칼 센터에서 열린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이하 WCC) 실행위원회에서 ‘생물다양성 위기에 대한 긴급 성명서’가 채택되었다. 이 성명서는 하나님의 피조세계가 파괴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류를 포함한 생물들이 ‘멸종’의 단계에 들어섰음을 경고하고 있다. 때문에 자연을 지배하고 착취하는 인류의 삶은 ‘구조적이고 변혁적인 변화’를 요청받고 있으며, 세계교회가 생물 멸종에 직면하여 신앙의 자리에서 예언자적인 선포와 삶의 실천에 나설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번 WCC의 성명서는 지난 5월 6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 생물다양성 과학기구’ (Science-Policy Platform on Biodiversity and Ecosystem Services, 이하 UN IPBES) 7차 총회에서 발표된 '전 지구 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서비스 평가에 대한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에 기초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식물의 8분의 1에 해당하는 100만 종이 멸종위기에 처했고, 이들 중 50만 종은 생존할 수 있는 서식공간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식물의 서식처인 숲도 2000년 이후 해마다 우리나라 전체 숲 면적에 해당하는 650만ha씩 사라지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지금의 생물 멸종 속도는 공룡의 대멸종 속도와 맞먹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생물 멸종의 주요한 원인으로 ‘인간의 자연에 대한 변용과 파괴’와 ‘인간의 산업 활동으로 인한 기후변화’가 생물 멸종에 큰 원인이 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따라서 자연에 대한 착취와 폭력에 기초한 생산 및 소비, 폐기의 인간 삶을 변화시키지 않고는 생물 멸종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때문에 이번 WCC 성명서에서는 ‘구조적이고 변혁적인 변화’를 이룰 수 있는 희망의 길로 첫째, 지속적인 소비 증가를 거부하는 선한 삶에 대한 희망을 나눌 것. 둘째, 인구 증가와 실제적 소비를 고려해서 총 소비량과 쓰레기를 줄일 것. 셋째, 지속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규범을 만드는 책임의 가치를 설정할 것. 넷째, 지속가능성을 약화시키는 소득 및 성차별을 해소할 것. 다섯째, 자원 사용에 있어 공정하고 공평한 이익의 공유와 보전 결정에 있어 인권을 고수하는 포괄적인 의사결정을 보장할 것. 여섯째, 무역을 포함한 경제 활동에 생태적 가치하락을 계정할 것. 일곱째, 친환경적 기술 및 사회 혁신을 촉진할 것, 여덟째, 교육을 증진하고, 지식을 창출하고, 다른 지식 체계를 유지하되, 선주민에 의해 유지되는 지역에서 생태적 파괴가 덜 진행되었다는 것을 기억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WCC 성명서는 이러한 활동들을 수행하는 데 있어 교회가 상당한 공헌을 할 수 있는 역량과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교회는 생명과 생태정의를 위한 경제 로드맵을 논의하고 실행함으로써 사회의 생산과 소비 구조를 새롭게 만드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WCC 성명서는 마무리된다.

또한 같은 달 세계교회협의회 교육위원회(The World Council of Churches’ department on Ecumenical Theological Education)는 세계교회협의회가 지향해야할 에큐메니칼 신학교육의 미래와 방향을 담은 “생명과 생태정의, 경제를 위한 교회 공동체의 로드맵”이라는 문서를 발표했다. 이 문서는 "녹색 종교개혁 : 생태, 종교, 교육 및 에큐메니칼 운동의 미래"라는 주제로 지난 5년간 협의해 온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오늘날 교회는 생태환경의 긴급한 위기에 응답하고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실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문서는 이를 위해 다양한 교회 전통들과 종교공동체 특히, 그 동안 관심 갖지 않던 선주민, 소수민족의 신앙전통과 맥락을 살펴 새롭게 요청되는 생태정의의 신학을 연구하고 교육해야 하며, 생태적 인식을 성숙시키기 위해 다음의 주제들을 신학교육을 각 개교회의 삶의 자리에 맞게 진행하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첫 번째로 생태담론을 통해 성서를 새롭게 재구성하여 읽는 것이다. 이는 창조의 하나님과 창조세계를 중심으로 성서를 읽는 것으로, 생태학적 해석학을 통해 성서를 반성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기존의 이웃에 대한 개념을 확대하여 인간사회를 넘어서 생태계로 확장된 세계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생태신학과 선주민, 소수민족의 전통과 맥락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 이 논의는 선주민들의 전통과 맥락으로부터 창조의 삶과 생명의 그물망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는 생태적 지혜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웃 종교 공동체의 지혜가 교회의 교리를 다른 관점으로 보게 하는 생태적 해석학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생태적 신학교육과 생태적 예배를 연구해야한다는 것이다. 신학교육은 교회가 창조섭리대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충만한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하며, 신학교육이 생태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신학교육에 생태학을 포함시킬 것을 권고한다.

마지막으로 에큐메니칼 운동에 필요한 생태신학과 생태관계학 등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에 응답하는 교회와 공동체가 늘어나도록 신학교육을 개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생태정의, 생명경제를 위한 교회 공동체 로드맵을 각 교회들이 만들어 사용할 수 있도록 권고할 필요가 있다. 신학교육이 생태학을 연구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교육방법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