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환경 캠페인

3. 미니멀라이프 : 덜 사고 오래 사용하며 제로 웨이스트를

작성일
2021-05-08 11:07
조회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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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날을 잡아 일주일 동안 교회에서 사용하고 버리는 종이를 모아서 종류대로 분류해 보기 바랍니다. 우선은 엄청난 양의 종이가 모인 사실에 놀라실 테지만, 또 하나 딱 한 번만 사용하고 버리는 종이의 비중이 높다는 것에 또 놀라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또 한 가지가 있는데, 우리가 그렇게 모아둔 종이 가운데 상당량은 재활용하지 못하는 종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사용되는 종이컵의 수가 230억 개라고 합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한두 개의 종이컵을 사용하는 셈입니다. 당연히 한 주일이면 교회에서도 교인들이 오간 수만큼, 혹은 그보다 많은 종이컵이 쌓입니다. 그런데 종이컵은 내부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얇은 비닐 막으로 코팅되어 있어서 신문지나 전단지, 복사용지와 함께 재활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스태플러 철심이 남아 있는 종이, 테이프가 붙어 있는 종이, 이물질이 묻어 있는 종이, 비닐 코팅이 되어 있는 종이 역시 이들을 제거해야만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종이들은 우리가 종이로 분리수거를 해도 재생용지로 만들지 못하고 다시 쓰레기로 분류되어 소각되고 맙니다. 그 때문에 종이의 재활용률을 조금 더 높이기 위해서는 종이의 이물질을 완전히 제거하고, 종이컵은 종이컵대로, 신문지는 신문지대로, 복사용지는 복사용지대로 구분해야 합니다.

 

하지만 종이를 재활용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으로 숲을 지키는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한 번 쓰고 버릴 종이라면 사용하지 않는 것, 아예 불필요한 종이를 사용하지 않는 것, 종이를 최대한 아끼는 것입니다. 종이를 아끼게 되면 종이의 수요가 줄어 애초부터 숲의 나무를 베어낼 필요가 없고, 종이를 재활용하는 공정에서 사용되는 연료, , 전기 사용량 역시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 종이를 아끼자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민망할 지경이지만, 종이는 원래 무척이나 귀한 것이었습니다. 종이가 만들어지기 전에는 문자를 남기려면 비단과 같은 천이나 돌, 점토, 동물 가죽, 나무껍질, 나무 조각 등에 문자를 적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중국의 관리였던 채륜이 종이를 발명한 배경은 황실에서 흰 비단에 글을 기록하는 데 너무 큰 비용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종이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종이는 황실과 상류층만 사용할 수 있는 귀한 물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종이는 대량생산으로 흔하디흔한 것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창조 세계는 모두에게 필요한 것 이상의 것을 만들어 낭비하지 않습니다. 가을 열매를 부지런히 주워 모은 다람쥐는 모아둔 열매를 겨우내 혼자 배불리 먹을 것 같지만, 다람쥐가 땅에 묻어둔 열매는 숲속 동물들 모두가 골고루 나누어 먹는 양식이 되고 그러고도 남은 열매는 봄을 맞아 새로운 나무가 됩니다. 크게 자란 나무는 언젠가는 쓰러져 서서히 분해되어 땅에서 얻은 영양을 다시 땅에 돌려주고 새로운 나무들이 그 자리에서 자라나게 합니다.

 

이 지구에서 욕심을 지닌 존재는 우리 인간들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시편을 통해 악인은 그의 마음의 욕심을 자랑하며”(10:3)라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이 욕심에 사로잡혀 있는지도 모르고 욕심을 자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악한 사람입니다. 그런 악한 사람은 결국 여호와를 배반하여 멸시하”(10:3)는 사람이 될 뿐입니다. 하나님은 이 아름다운 창조 세계 어디에도 자신의 욕심을 자랑하는 악한 사람의 자리를 마련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풍요로운 삶, 모든 물건을 넘치도록 사용하는 삶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과연 우리의 삶이 어디서부터 비롯되는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에게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교회에서 종이 한 장을 아끼는 것은 단순히 환경적, 경제적인 선택을 넘어 하나님의 창조에 대한 감사와 경외의 마음을 담은 신앙고백입니다.


교회에서 한 번 쓰고 버리는 종이가 없어져야 합니다. 헌금 봉투도 한 해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만들고, 회의 자료도 필요한 만큼만 이면지를 사용해 출력할 수 있습니다. 찬양대가 사용한 악보집은 잘 모아두었다가 다른 교회 찬양대의 악보집과 바꾸어 사용하고, 교회에서 종이컵이 사용되지 않도록 개인 컵 사용을 권면합시다. 과도한 포장지는 과감히 없애고, 포스터나 안내문도 꼭 필요한 만큼만 만듭시다.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작은 일 하나라도 하나님 나라를 체험하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창조 세계에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교회에서도 한 번 쓰고 버리는 종이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기후 변화의 시대에 교회를 교회다운 공동체로 만드는 일이 될 것입니다.


- 이 글은 '그린 엑소더스'(이진형 저, 기독교환경운동연대 편집, 삼원사 출간)에 실린 글입니다. 

- 책은 인터넷 서점이나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국을 통해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