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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윤석열 대통령은 핵산업 진흥 발언 철회하고, 생명과 안전을 위한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라.

작성일
2022-06-2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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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윤석열 대통령은 핵산업 진흥 발언 철회하고,

생명과 안전을 위한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라.

“그러므로 그대는 이 악한 생각을 회개하고, 주님께 기도하시오.

그러면 행여나 그대는 그대 마음 속의 나쁜 생각을 용서받을 수 있을지도 모르오.”

(사도행전 8:22)

지난 2022년 6월 22일 윤석열 대통령은 경남 창원의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하여 시찰하는 동안 지난 정권의 ‘탈원전 정책’을 비난할 뿐 아니라 현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 폐기“를 통해 원전 산업생태계를 회복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러 발언이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은 물론이고, 근거도 부족하며, 정책 방향에 대한 철학을 의심케하는 부분이 다수 발견되었다. 아울러 이를 통해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핵산업과 에너지산업의 세계적 추세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확인했다. 더불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의 자각이 부족하다는 것을 스스로의 말로 증명하고 말았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연대는 이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대통령이 이제라도 자신의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고 올바른 정책을 수립해가는 일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핵발전은 사양산업이다.

후보시절 윤석열 대통령은 기업이 스스로 재생에너지 100%로 물건을 생산하기로 약속하는 캠페인인 RE100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이 일이 불러올 파장에 대해서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부품생산을 담당하는 기업들까지도 재생에너지를 통한 생산을 요구받고 있다는 사실과 이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겪게 될 문제에 대한 이해가 없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울러 유럽 연합 집행위원회는 택소노미에 핵발전과 가스가 포함된 안을 제시했으나 이를 소위에서 배제하기로 결의하여 전체 회의에 상정하였다. 이는 전문가들이 보기에 핵발전 산업이 이미 사양화의 길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핵을 통해 생산된 전기가 생태적이지도 않고, 투자할만한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제대로 진행된 국가들의 경우 이미 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핵에너지의 발전단가보다 싸지는 이른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가 이미 찾아오기도 했다. 이미 수많은 전문가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 사용후 핵연료와 같은 고준위 핵폐기물의 처분 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핵발전은 지속적으로 발전단가가 상승하는 발전소임을 말하기도 했다. 결국 경제성의 측면만 따져보더라도 핵발전 산업은 사양길에 접어든 사업이라는 사실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팔릴지 알 수 없는 핵발전소 몇 기를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 그것에 투자하는 것은 이후 있을 세계적인 변화를 역행하는 일이며, ’바보짓‘을 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리2호기를 비롯한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연장과 신한울 3,4호기 등의 신규핵발전소 건설을 통해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후보 시절부터 말해왔고, 이는 새로운 정부의 에너지정책으로 발표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 방향은 노후핵발전소가 가진 위험성이나 쌓여가는 고준위 핵폐기물의 처리의 어려움, 기후위기 상황에서 핵발전소가 가지는 취약함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부산지역에서는 고리2호기 수명연장을 막기 위해 농성과 집회를 통해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계획예방정비를 거치고 재가동 했으나 3일 만에 화재 사고로 인해 다시 멈춰버린 고리2호기 뿐 아니라 신규 핵발전소인 신고리4호기 역시 화재사고로 인해 멈춰선 바 있다. 자그마한 실수로도 큰 재난을 불러올 수 있는 핵발전소임을 고려할 때 과연 핵발전소를 유지하거나 확대하는 것이 시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원전업체 방문에 동행한 관료들에게 “안전을 중시하는 관료적인 사고는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할 대통령으로서는 해서도 안되고 감히 상상도 하기 힘든 발언이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온전히 핵산업계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다. 자신이 누구에게 선출된 누구의 일꾼인지를 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그릇된 신념과 부족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립된 에너지 정책은 자신 뿐 아니라 우리 전체를 공멸의 길로 인도할 위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회심하고 올바른 길을 선택할 여지는 남아있다. 고리2호기 뿐 아니라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을 금지하고, 새로운 핵발전소 건설계획을 멈춘다면, 그리고 위험천만하고 경제성도 상실되어 가는 사양산업인 핵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이루어 간다면 충분히 변화는 가능하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연대는 지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된 길에서 돌이켜 올바른 방향을 이루어가길 강력히 촉구한다.

 

2022. 6.24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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