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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기독교환경회의 선언문

작성일
2021-11-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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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기독교환경회의 선언문

“그대가 보는 대로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작용을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행함으로 믿음이 완전하게 되었습니다.” (야고보서 2:22)

스웨덴 10대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11월 13일까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세계 정상이 모여 거창한 말들을 주고받았지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진정성 있는 정책은 없었고 결국 친환경 이미지로 위장한 그린워싱 축제에 불과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총회 기간 동안 전 세계 수 천만 명의 시민들은 거리에서 기후정의를 외쳤지만 기후위기의 긴급성에 비해 세계 국가들의 정책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이제 그 누구도 ‘지옥으로 가는 길’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계 교회를 비롯한 주요 종교 지도자들은 지난 10월 4일 바티칸에 모여 탄소중립을 위한 획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기후행동에 더욱 속도를 내야한다는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습니다. 지구의 평균기온은 2℃를 향해서 빠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야할 국가들은 서로를 탓하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정의로운 전환을 통한 기후정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이 사회적, 생태적 부정의를 가중시킨다면 그 어떤 것도 진정한 기후위기 대응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한국교회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긴급한 행동에 나서야 하며, 의미 있는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정부의 올바른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견인함과 동시에 시민사회 안에서 생태적 가치의 중요성을 확산시키는 생명의 길에 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지난 5월 20일 한국교계를 대표하는 교단 및 단체들의 참여로 진행된 ‘한국교회 2050 탄소중립 선언’은 단순히 선언적 의미를 넘어 창조세계를 위협하는 기후위기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책임을 되새기는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또한 이 선언은 한국교회가 그동안 기후위기를 초래한 과오를 반성하고 회개한 죄의 고백이기도 했습니다. 이 선언을 통해 한국교회는 앞으로의 10년을 기후위기 대응의 마지막 기회로 인식하고, 탄소중립을 위해 앞장설 것을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과 행함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한국교회의 이번 선언 역시 공허한 외침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야고보서는 하나님의 사랑이 행함과 분리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합니다. 행함으로 우리의 믿음은 완전하게 됩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을 향한 믿음은 기후위기에 직면한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온전히 회복하고자 하는 우리의 행동과 실천을 통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2021년 기독교환경회의 참가단체들은 2022년 한국교회가 공동으로 감당해야 할 주제를 “창조세계의 온전성을 회복하는 교회” - ‘기후위기시대, 탄소중립 선언을 넘어 비상행동으로’라고 정했습니다. 우리는 이제 선언을 넘어서 구체적인 행동과 실천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창조세계를 온전히 회복하는 일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쳐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아래와 같이 다짐합니다.

첫째, 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비상행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습니다.
기후위기 현실의 긴박함을 인식하고 비상행동에 나선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의 다양한 활동들이 교단과 기독교환경운동단체들 안에서 활발하게 펼쳐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고 연대하겠습니다.

둘째, 한국정부의 적극적인 탄소배출 감축 계획과 이행을 촉구하겠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의 탄소배출 감축 계획과 실천 의지는 터무니없이 부족하기만 합니다. 이에 우리는 정부를 향해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탄소배출 감축 계획의 확립과 실천을 촉구해 나가겠습니다.

셋째, 기후약자를 지원하고 사회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기후위기의 영향은 사회적 약자와 가난한 이웃에게 더 큰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한 나라와 사람들에게 더 큰 책임을 묻고 생태정의를 지키는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넷째,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한 교육과 캠페인을 진행하겠습니다.
우리는 교단별, 지역별 기후정의 학교와 탄소중립 심포지엄 등을 개최하고 전국교회와 함께 탄소중립 캠페인을 벌이는 등 창조세계의 온전성을 회복하는 교회로 거듭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에 나서겠습니다.

다섯째, 환경주일과 기후정의 주일을 지키고 녹색교회를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탄소중립 실현을 가장 시급한 선교적 과제로 고백하고 전국 교회와 함께 환경주일과 기후정의 주일을 지키며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새롭게 결단하고 행동하겠습니다.

2021년 11월 11일

기독교환경회의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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