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대응 사업

<성명서> 우리는 정의가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립니다.

작성일
2022-05-31 14:40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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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우리는 정의가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립니다. - 고리2호기 폐쇄하라!
- 노후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하라!

“그러나 우리는 주님의 약속을 따라 정의가 깃들여 있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베드로후서 3:13)

핵발전소 인근지역 주민들은 핵발전소가 사라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살아갑니다. 지금껏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두 기의 핵발전소가 영구폐쇄를 선고받았고, 다른 노후 핵발전소들 역시 수명연장 없이 차례차례 폐쇄의 운명을 향해간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이는 역사의 당연한 방향이었습니다. 노후한 핵발전소가 안전에 취약하다는 사실, 그것을 유지하는 데 드는 많은 비용에 비해 이익은 현저히 적다는 사실, 그리고 기후위기 상황에서 노후핵발전소가 가지는 취약성으로 인해 모두를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사실 등을 고려할 때 핵발전소 폐쇄는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믿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핵발전소가 폐쇄의 운명을 맞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역사의 반역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한수원이 이미 설계수명의 연한을 다해가는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을 천명했고, 새로운 정부는 앞으로 노후 핵발전소들의 수명을 순차적으로 연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오랜 바램을 무시한 일이고, 더불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정부와 한수원이 오히려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입니다.

고리2호기는 폐쇄되어야 합니다.
고리2호기는 1983년 7월 25일 상업가동을 시작하여 2023년이면 40년을 맞는 핵발전소입니다. 설계 당시 설계수명은 40년이고, 내부 설비 부품 등을 교체하여 가동한다고 해도 건설된 지 40년 이상 지난 노후 핵발전소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힘듭니다. 40년 이상 지난 설비에 맞는 부품을 수급하는 문제와 그간의 변화된 안전기준에 미달하는 설비의 문제, 그리고 콘크리트 건물이 갖는 노후화의 문제까지 해결하기 어려운 수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아울러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핵폐기물로 인해 저장수조의 공간이 점차 부족해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핵폐기장 부지조차 선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도, 지진의 위험성이 있는 활성단층 위에 세워져 있어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의 가능성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노후된 핵발전소를 유지하는 일은 우리 모두에게 큰 위협이 될 뿐입니다. 학자들은 핵발전소는 가동하면 할수록 비용이 증가하는 발전설비라고 말합니다. 오래 가동할수록 이익보다 비용이 커진다는 말입니다. 당연합니다. 안전을 위해 계획예방정비로 멈추어있는 시간이 길어 질테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핵폐기물의 처리 비용까지도 추가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깨닫게 합니다.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수명연장을 선택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고리2호기는 마땅히 폐쇄되어야 합니다.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을 금지하십시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가 ‘경제성’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돈보다 생명이 우선이고, 돈보다 안전이 우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돈을 들여서라도 안전을 위한 방비를 하고, 생명을 지키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기후위기를 대비하기 위해 핵발전소의 발전비중을 높인다고 했지만 이는 어불성설입니다. 이곳 부산지역에선 태풍이 핵발전소 소외전원상실이라는 어이없는 사고를 일으키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행히 비상발전기 터빈이 가동하여 냉각수 공급이 멈추지 않았지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해수면 상승이나 산불 등 인류의 상상을 넘어선 기후위기 재난 상황에서 핵발전소는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더욱 경악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핵발전소 밀집도가 높은 부산지역에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 6호기까지 완공되면 총 9기의 핵발전소가 존재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돈벌이를 위해 지역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잡아선 안됩니다. 수명을 다한 고리2호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안전을 위해서 우리는 핵발전소의 숫자를 줄여야 하고, 특히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는 그대로 영구정지 및 폐로 절차를 거치는 것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길입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두 번의 원폭과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의 핵사고를 보며 우리는 핵이 결코 기독교 신앙과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님의 약속을 따라 정의가 깃들여 있는 새 하늘과 새 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역의 주민들을 절망에 빠뜨리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 잡는 핵발전소가 아니라 주님의 약속을 따라 정의가 깃든 새 하늘과 새 땅을 소망합니다. 핵발전소가 폐쇄되고, 모든 이들이 위험을 넘어 평안을 얻게 되는 새로운 삶이 우리에게 펼쳐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첫걸음을 내딛어야 합니다. 고리2호기를 비롯한 모든 노후핵발전소 폐쇄가 우리의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2022년 5월 30일
고리2호기 폐쇄를 위한 현장예배 참여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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