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대응 사업

<성명서> 새만금, 다시 생명을 노래하기를 

작성일
2022-04-29 11:08
조회
1110

CFCFC7A6-4292-4E07-8A6F-2D3D1163C926.jpeg

<성명서> 새만금, 다시 생명을 노래하기를 

- 환경부는 환경영향평가서 공개하라 

- 정부는 새만금 신공항 건설 계획 철회하라 

 

“새 노래로 주님을 찬송하여라. 땅 끝에서부터 그를 찬송하여라. 항해하는 사람들아, 바다 속에 사는 피조물들아, 섬들아, 거기에 사는 주민들아,” (이사야 42:10) 

 

 환경부는 지난 2022년 3월 2일 새만금 신공항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한 조사’를 조건으로 조건부 동의로 결론을 냈습니다. 하지만 앞선 두 번의 보완요청에 비해 달라진 것이 없는 협의 내용은 ‘조건부 동의’라는 결론의 저의를 의심하게 만들만 했습니다. 앞서 보완요청의 내용과 ‘조건부 동의’의 협의 내용이 다를바 없다는 말은 보완이나 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업 추진을 허가해준 것과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환경부가 스스로의 책무를 다하기는 커녕 오히려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의 생태계 파괴를 승인한 것입니다. 아울러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을 이야기하는 시대를 역행하는 일을 허락한 것입니다. 이는 환경부 뿐 아니라 정부가 얼마나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었는지, 그리고 대응의지가 없는지를 보여줍니다. 

 

새만금 신공항 사업은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지 않은 시대착오적인 사업입니다.  

 기후위기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대규모의 토목 건설 사업이 배출하는 탄소 뿐 아니라 항공기가 배출하는 탄소는 우리의 삶을 더욱 심각한 기후위기로 향하게 할 것입니다. 가속화될 기후위기 앞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 오히려 공항을 건설한다는 것은 우리의 삶을 더욱 고통 속으로 밀어 넣는 일입니다. 입으로는 탄소중립을 말하지만 항공기 운항으로 배출되는 탄소와 그것이 불러올 미래를 고민하지 않습니다. 거기에 더해 갯벌을 비롯한 생태계가 유지될 때 가능한 선순환을 통해 탄소흡수가 이루어진다는 사실 조차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시대착오적일 뿐 아니라 무지와 탐욕으로 인해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 꼴입니다.  

 

새만금 신공항 사업은 경제성도 없는 사업입니다.  

 비용편익비율이 1.0은 커녕 0.479밖에 되지 않는 공항입니다. 사전타당성조사를 통해 결국 투자한 비용의 절반도 이 공항을 통해 벌어들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어 건설한다 해도 쓸모 없는 건물에 불과하고, 유지하는 것 자체로 적자운영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사실이 뻔히 보임에도 불구하고 공항 건설을 추진 중이라는 말입니다. 건설비만 3000억원이 들어갔는데, 최근 5년간 매년 약 150억원씩 적자를 보고 있고, 2020년에는 매출 33억원, 영업이익 마이너스 219억원을 기록한 무안공항의 비용편익비율이 0.49였던 것을 기억한다면 새만금 신공항 역시 같은 운명에 처할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충분히 예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경제성도 사업타당성도 없는 일을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허울에 갇혀 진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만금 신공항 사업은 생태계 파괴를 불러올 사업입니다. 

 심지어 경제성이 확보된 일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생태계 파괴가 불러올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하고 고민해야 마땅합니다. 생명의 터전은 돈으로 살 수 없습니다. 파괴된 자리는 회복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돈에 생명의 터전을 팔아 넘길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상상합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세상은 저어새와 황새, 검은머리물떼새와 검은머리갈매기, 큰기러기와 수달, 흰발농게, 금개구리가 본래 삶을 누리며 살아가는 세상입니다. 수라갯벌은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정부는 그곳에 활주로를 놓고, 건물을 건설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환경부는 그들과 우리의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키는 임무를 방기한 채 환경영향평가에 조건부 동의를 해주었습니다. 공항이 들어서면 새들은 비행기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방해물로 취급받고, 게와 개구리의 존재는 지워질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에겐 새로운 공항이 아니라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는 변화가 필요하고, 멸종위기의 수많은 생물들과 함께 살아갈 공존의 터전이 필요합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한 사람이 올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뭇 민족에게 공의를 베풀고, 끝내 세상에 공의를 세울 한 사람이 올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고, 꺼져가는 등불도 끄지 않으며 진리로 공의를 베풀 사람이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습니다. 어둠의 빗장을 풀고, 억울하게 갇힌 이를 풀어주며, 눈 먼 사람들의 눈을 띄워주는 그가 올 때 바다와 바다의 모든 생명들, 항해하는 이들까지도 기쁨의 새노래를 부르게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공의를 세우는 일을 위해 싸우는 한 사람이 될 것입니다. 진리로 싸워 공의를 이루고, 죽음의 위기에 놓인 생명들을 살리며, 모든 생명이 새로운 노래를 부르도록 우리는 끝까지 공의를 세우는 일에 함께 할 것입니다. 정부가 새만금 신공항 사업을 철회할 때까지 끝까지 함께 싸울 것입니다. 

 

2022년 4월 28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정의 평화 생명을 위한 현장예배 참석자 일동
전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