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대응 사업

<성명서> 국회는 탈석탄법 제정하라!

작성일
2023-02-15 12:21
조회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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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국회는 탈석탄법 제정하라!

 

“땅아, 내게 닥쳐온 이 잘못된 일을 숨기지 말아라!

애타게 정의를 찾는 내 부르짖음이 허공에 흩어지게 하지 말아라!”

(욥기 16:18)

 

2022년 9월 29일 5만 명의 국민이 국회에 국민동의청원 절차를 통해 탈석탄법 제정을 요구했다. 국회가 나서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막고, 기존의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를 통해 탈석탄을 이루어가야 한다는 시민들의 명령이었다. 하지만 이 준엄한 시민들의 명령을 받아들고서도 국회는 묵묵부답이었다. 정치권은 입으로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을 말하지만 사실상 정부의 정책은 후퇴했고, 국회 역시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재난은 수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고통 속으로 빠뜨리고 있고, 그 피해의 범위가 광범위하며, 수준이 심각하다. 머뭇거릴 시간도, 미적거릴 여유도 남아있지 않다.

 

탈석탄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수많은 이들이 석탄을 비롯한 화석연료를 좌초자산이라 일컫는다. 이는 돈벌이 수단으로서도 더이상 유익이 없다는 말이다. 세계의 흐름 역시 이러한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통한 발전에 목숨을 걸 이유가 없다. 그리고 지금 여전히 화석연료를 통한 발전방식을 지속하고 유지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수많은 기업들이 참여하는 RE100 캠페인이나 EU의 녹색분류체계, 미국의 인플레이션 방지법 등은 그러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화석연료의 가격이 상승했으나 이는 현재 체제가 얼마나 화석연료 의존이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지표이지 탈석탄이 시기상조임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흐름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기후 부정의와 재난 앞에서 탈석탄은 당연한 선택이다.

우리는 2022년 파키스탄에서 일어난 홍수와 유럽의 폭염과 기근을 보았다. 그리고 한국에선 시간당 300mm가 넘는 폭우와 태풍이 사람의 생명을 앗아갔다. 모양은 서로 달랐으나 모두 기후위기가 불러온 재난이었다. 뿐만 아니라 매년 심각한 기후재난이 반복해 일어나고 있다. 재난의 최일선에선 지금도 사람이 죽거나 고통당하고 있고, 생계를 빼앗기고 삶의 터전을 상실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의 이웃이며, 우리보다 앞서 재난에 놓이게 된 이들이다. 대부분의 최일선 당사자들은 기후위기를 초래한 탄소배출에 있어서도 책임이 현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가장 최일선에서 고통을 당하는 이유는 그들의 삶이 자연과 기후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는 우리의 삶 역시 파괴할 것이다. 해수면 상승이 해안선을 바꾸듯 기후위기는 안전하다고 믿었던 공간들을 점점 위기의 공간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시민들이 탈석탄법에 마음을 모은 것은 이러한 부정의와 재난을 눈으로 보았고, 더불어 기후 부정의와 심각한 재난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후위기 대응은 스스로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당연하고 마땅한 선택이다.

 

국회는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은 책임을 다하라!

우리는 이태원 참사 이전 수많은 이들이 경찰신고를 통해 위험을 경고하고 국가의 역할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야 할 국가는 뒷짐을 지고 있었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했어야 할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기후위기 문제 역시 마찬가지로 수많은 이들이 재난을 경고하고 국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와 국회 어느 곳도 재난을 막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다. 입으론 탄소중립을 말하지만 첫 걸음에 불과한 탈석탄법 제정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국회의 태도는 실상 이태원 참사를 야기한 현 정부와 별반 다를 바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자신들에게 맡겨진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추후 발생할 모든 재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치에 더이상 우리의 삶을 맡기지 않을 것이다.

 

2022년 9월 24일 시청 앞 도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기후 정의를 외쳤다. 그날 그들이 외친 정의는 잘못을 바로잡는 것을 넘어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이루어야 할 정의였다. 절박하고 다급하게 정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시 우리는 현장에서 기후위기의 최일선에서 고통당하는 이들의 이야기와 청소년과 청년 등 기후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사실상 5만 명의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이들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다. 애타게 정의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열망이 한데 모여 탈석탄법이라는 구체적인 의제로 국회에 요구된 것이다. 이제는 국회가 이 정의를 위한 애타는 호소에 응답할 차례다!

 

2023년 2월 14일

기후위기 기독교 비상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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