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속의 식물

만 나
최 영 전

  만나(manna)는 출애굽기(16:21∼31)와 민수기(11:6∼9), 신명기(8:3), 느헤미야(9:20∼21), 시편(78:23∼24), 요한복음(6:31), 히브리서(9:2∼4) 등에 나오는 하늘에서 주신 기적의 양식이다. 200만 명이 40년 간 주식으로 삼은 만나는 아직도 신비스러운 기적의 영역에 속해 있다.

시나이반도에서 아라바 저지대에 걸쳐서 흔히 자라는, 만나위성류나 나일위성류, 가리카위성류는 만나충이 위성류 만나를 분비하는 나무지만 아무리 많다손 치더라도, 200만 명이 먹을 양식을 공급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하늘이 내린 기적의 양식일 수밖에 없다.

다만 여기서 만나가 다른 많은 나무 중에서 위성류를 먹고사는 작은 곤충인 만나(Trabutina mannifera) 혹은 Na-jococcus serpen-tinus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인정되고 있어 살펴보기로 한다.

만나충은 모양이 개각충을 닮았으며, 위성류의 줄기나 잎에 붙어서 수액을 흡수하여, 분비하는 액체를 만나라 한다. 만나충은 필요로 하는 질소를 취하기 위하여, 다량의 수액을 빨아서 그 불필요한 사탕액(단맛의 분비액체)을 몸의 일부에서 배출한다.

이것이 급속히 증발하여 액체가 흰색입자로 굳어져서 가지에 묻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시나이반도의 유목민은 아침 일찍 이 만나를 주워 모아서 설탕 혹은 꿀로 대신 사용한다. 지금도 이란, 요르단, 아라비아 각지에서는 여행자들에게 '만나'라고 하여 팔고 있다.

이 만나는, 오전 8시경에 땅의 온도가 21℃가 되면, 개미가 활동하기 시작하여 만나를 나르기 때문에, 아침 일찍 수집하는 것이다. 출애굽기 16:21에 해가 뜨거워지면 만나는 녹아 버린다고 한 것은, 이것을 가리킨 것이 아닐는지 모른다. 지금도 6월 성하기에는 한 사람이 하루 1㎏의 만나를 모을 수 있다고 한다.

만나충의 습성은 뜨거운 한 낮보다 비교적 저온인 밤에 활동하여 꿀을 내는데, 이것이 굳어져서 이른 아침에 꿀의 비가 쏟아지듯 떨어지는 것이다.

위성류 만나의 화학적 분석 결과는 당이 주성분으로 환원당(還元糖)이 9.1%, 서당(庶糖)이 29.5%, 수분 14%, 수불용물(水不溶物) 25.4%라고 한다. 맛은 달고 성경의 말씀대로 과자 같다.

  중국 사람들은 이것을 감로(甘露)라고 한다. 모양은 이슬 같고 맛은 달기 때문에 감로라 하며, 감로가 내리면 서징(瑞徵)이라 하여서 좋아했다.

  만나의 어원은 '이것이 무엇인가'라는 뜻이라는데, 과학적으로 위성류만나를 규명했다 하여도, 역시 신비에 싸인 기적의 양식이다. 히브리서 9:2∼4에 지성소의 언약궤 속 금항아리에 담아 둔 만나 한 오멜은, 이스라엘 자손 대대로 40년 간 광야에서 여호와가 먹이신 양식인 것을 보이기 위한 것이었는데, 썩지도 변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모세의 명령을 어기고서 욕심을 내어 많이 거둔 만나는, 아침이 되자 벌레가 생기고 냄새가 났다. 그런가 하면, 안식일 전날에는 이틀치를 거두어 간직해도 썩지 않았으며 벌레도 생기지 않았다. 이것은 과학이 입증할 수 없는 영역이다. 여호수아 5:12에는, 여리고 평지에서 그 땅의 소산을 먹은 다음날부터 하늘에서 내리던 만나가 그쳤으며,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시는 만나를 얻지 못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요한계시록 2:17에는, "이기는 자에게는 감추었던 만나를 주어라" 라고 하여, 하나님께 속한 영적 양식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성서속의 식물', 아카데미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