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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신앙 이야기


2018년 기독교환경운동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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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기독환경운동연대 (106.♡.5.238) 댓글 0건 조회 750회 작성일 17-12-0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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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기독교환경운동의 과제

이진형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2017년 기독교환경운동 돌아보기
요즘 페이스 북에서 1년 전에 당신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고 사진이 올라올 때마다 깜짝 놀라곤 한다. 아니 한참 지난 일인 줄 알았었는데 이 일이 1년밖에 안 된 일이었어? 촛불 집회도, 대통령 탄핵도, 새 대통령 선거도, 경주와 포항의 큰 지진도,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도, 고리 1호기 폐로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와 공사 재개도, 문화재위원회의 설악산 케이블카 부결도, 그리고 문화재청의 설악산 케이블카 조건부 허가도 모두 2017년 어간에 일어났던 일이었다. 아마 먼 훗날 학생들이 역사 공부를 할 때 2017년은 암기해야 할 분량이 제법 있을 터라 2017년을 살았던 우리들은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욕먹을 각오를 해야 할 것 같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홈페이지(www.greenchrist.org)에는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작성하거나 참여한 단체의 성명서, 논평들을 올려놓는 ‘함께 생각해봅시다’라는 게시판이 있다. 이 게시판에 2017년 1월부터 11월까지 모두 32개의 성명서와 논평이 게시되었는데, 따져보니 거의 매주 혹은 격주로 성명서나 논평이 나온 셈이다. 그런데 이전에는 이 게시판에는 해마다 15개 정도의 이런저런 성명서와 논평이 게시되어왔다. 2017년은 가뿐히 평상시의 2배를 넘긴 성명서와 논평이 발표된 것이다. 요점은 2017년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 생태 문제와 관련해서는. 

게시판을 들여다본 김에 어떤 주제들로 글이 올라와있는 지를 살펴보았다. 물론 기독교환경운동연대의 주관적인 판단이 가미된 것이겠지만, 굳이 성명서까지 내야했던 주제들을 살펴보면 대략 2017년 기독교환경운동의 중요한 이슈들이 어떤 것이었나를 짚어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였다. 게시판에 올라온 32개의 글 가운데서 핵과 에너지전환에 관련된 글은 12개, GMO, LMO 관련 글이 5개, 가축 전염병으로 인한 집단 살처분과 관련한 글은 4개, 4대강의 재자연화에 관련된 글이 3개, 설악산 케이블카 관련 글이 2개, 그리고 사드배치 철회, 생태민주주의 구현, 사막에 나무심기, 생태적 회심을 촉구하자는 글이 각각 하나씩 합쳐서 4개였다. 아니나 다를까, 성명서와 논평의 주제는 2017년 기독교환경운동의 주요 이슈와 단체들의 활동을 그대로 보여준다. 

2017년 기독교환경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분야는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를 중심으로 활동이 진행된 탈핵운동이었다.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는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6년째 계속되고 있는 탈핵주일 연합예배를 비롯해서 사순절 40일 탈핵 금식기도회, 월성 핵발전소 인근 방사능 피해 주민과 함께 드리는 현장 예배, 고리 1호기 폐로감사예배, 매월 진행된 원자력안전위원회 앞 탈핵기도회를 진행했다. 탈핵공동행동의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 운동에 참여하면서 잘가라 핵발전소 10만 서명 기독교본부를 결성해 2만여 명의 서명과 100여개의 탈핵교회 선언을 받았었고,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 공론화에 참여해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위한 목회자 선언과 신학자 선언을 조직하였다. 물론 결과적으로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재개되어 탈핵 운동 내부에 큰 상처가 남기는 했지만, 고리 1호기 폐로로 상징적으로 탈핵의 원년이 시작된 된 것과 정부가 미흡하나마 탈핵 시나리오를 만들어 시민들에게 이행 로드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기독교 탈핵운동은 그간의 기도에 응답으로 큰 성과를 얻은 셈이다. 한편 기감 환경선교위원회에서는 서울시의 ‘원전 하나 줄이기 운동’에 참여하며 ‘탈핵, 에너지전환’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해서 교회가 탈핵과 에너지전환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2017년 기독교환경운동에서 또 하나 큰 성과를 얻은 분야는 탈GMO생명살림기독교연대를 중심으로 진행된 반GMO운동이었다. 탈GMO생명살림기독교연대는 서너 차례 논의와 회의를 거쳐 ‘GMO에 관한 신학문서’를 만들었고, 한국교회의 교인들에게 GMO의 문제점을 알리는 자료집을 제작하였고, 반GMO의 날을 맞아 연합예배를 드렸다. 그러던 중에 전북 농촌진흥청에서 재배되고 있던 GMO 작물에 대한 100여 일 간의 반대농성을 통해 농촌진흥청에서 시민사회단체와 GMO 작물을 연구 이외에 목적으로 재배하지 않으며 상용화하지 않겠다는 협약을 이끌어내는 큰 성과를 얻은 반면에 LMO 유채와 메밀이 전국에서 광범위하게 재배되고 있는 유전자 환경오염의 참담한 현장을 발견하였다.

한편 산으로 간 4대강 공사인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문제는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다. 강원 NCCK를 중심으로 300여 차례의 기도회를 이어왔던 설악산 케이블카 문제는 문화재위원회의 사업 부결로 일단락이 되는 듯싶더니, 문화재위원회의 재차 부결을 무시한 문화재청의 조건부 사업승인으로 다시 공사 재개의 도화선에 불이 붙은 상태이다. 이 과정에서 기독교환경운동 진영에서는 ‘케이블카 설치에 관한 신학문서’를 발표해 몰상식하고 무분별한 개발에 반대하는 신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작은 성과를 이루었다.

그리고 진짜 4대강 공사로 인해 죽은 호수가 되어버린 4대강을 되살리기 위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들이 이어졌다. 기장생태공동체운동본부에서는 내성천 살리기를 위해 영주 시내에 거점을 마련하고 영주댐의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였고, 이제는 생태정의위원회로 명칭을 바꾼 예장 환경보전위원회에서는 영주교회와 무섬마을에서 ‘4대강의 재자연화’를 주제로 환경선교정책협의회를 개최하였으며, 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참여하고 있는 종교환경회의에서는 생명평화순례로 내성천을 걷고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처럼 기독교환경운동은 사안에 따라 NCCK 생명윤리위원회를 비롯한 예장 사회봉사부 생태정의위원회, 기감 선교국 사회농어촌환경부 환경선교위원회, 기장 생태공동체운동본부 등의 교단 단체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한국교회환경연구소를 비롯하여 YWCA, YMCA,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예수살기, 목정평, 기사련, 생명평화마당 등의 교계 단체, 그리고 촛불교회, 녹색교회, 탈핵교회, 농촌교회 등의 개별 교회와 교회 연합체들이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수위로 참여를 하여 운동을 이끌어가고 있다.

2017년 한 해 동안 기독교환경운동은 단기간에 다양한 사건을 양적으로, 질적으로 경험하면서 소정의 성과를 얻는 과정에서 운동의 역량을 성숙시킬 수 있는 아주 좋은 조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과연 기독교환경운동은 성숙하였을까? 선뜻 ‘그렇다’라고 답을 하기가 망설여진다. 다들 기독교환경운동은 참 아름다운 일이고, 정말 좋은 일이고,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다른 어떤 일들보다 필요하고,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라고 고개를 끄떡인다. 그런데, 아직 한국 교회는 기독교환경운동에 선뜻 마음을 열지 못하고 손을 내밀지 못한다. 멀찍이 떨어져서 가만히 지켜볼 뿐이다. 왜일까? 2017년은 바쁘기만 했고 왜 돌아보니 빈손인 걸까?


2018년 기독교환경운동의 과제
2018년 역시 만만치가 않아 보인다. 정치적으로는 지방자치 선거와 헌법 개정이라는 빅이벤트가 열리는 해이고, 경제적으로는 고용 개선과 복지 확대를 이룰 수 있는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실험이 계속될 것이고, 사회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과 고령화에 대한 논란과 더불어 안전사회에 요구가 커질 것이다. 그리고 교계에서는 드디어 본격적으로 불어 닥친 교회를 향한 사회의 변화 요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각 교단들이 명확히 갈라진 내부의 시각 차이를 어떻게 봉합할 것인지에 따라 교회의 향후 향방이 정해질 것이다.
2018년에도 환경문제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고준위 핵폐기물을 어찌할 것인지, 탈핵과 에너지전환이 과연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LMO 유전자 오염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미세먼지를 어찌 줄일 것인지, 4대강의 재자연화가 과연 가능할 것인지, 설악산뿐만 아니라 지리산, 마니산, 팔공산 산이란 산마다 케이블카를 놓고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걸 어찌할 것인지. 좋든 싫든 기독교환경운동이 해야 할 일들이 쏟아질 것이다.

그런데 2018년이 2017년과 다른 해가 되기 위해서는 기독교환경운동의 새로운 출발선을 그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먼저, 이제는 두루뭉술한 ‘환경운동’ 대신 ‘생태정의운동’이라는 보다 분명하고 명확한 용어를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환경은 결국 인간중심적인 용어이다. 우리가 환경운동을 한다고 할 때 결국 우리의 운동은 하나님께서 완성하신 창조세계를 돌보는 청지기의 직무에 머물 뿐이다. 하지만 이미 우리는 우리가 생태계의 일원이고 평등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다. 생태계의 일원으로써 생태적 정의를 이루는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순종하는 더욱 겸손한 운동이 생태정의운동이다. 모호한 것으로부터 벗어나 보다 분명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세울 때 운동은 힘을 얻는다. 또한 이를 계기로 교회 안에서 생태정의와 관련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이고, 생태정의 운동이 더욱 교회의 본질을 회복시키는 길임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기독교 생태정의운동이 더욱 확장되면서도 내실을 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역 생태정의운동 현장 간의 연대와 생태정의 관련 교단교계기관 간의 교류가 활발해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1년에 서너 차례 서로의 현안을 공유하고, 전체적인 기독교 생태정의 운동의 방향을 조율하는 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최소한 5월에 ‘환경(생태정의)주일연합예배’와 11월에 ‘기독교환경(생태정의)회의’에 모든 생태정의 관련 교단교계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상호신뢰를 통해 깊이 교류할 것을 제안한다. 그리고 시기를 두고 기독교환경회의를 상설화해서 환경 현안에 기독교계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아주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서 기독교 생태정의 운동이 지속성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활동가들이 지속적으로 양성되어야 함과 동시에 교회 운동으로 확장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각 교단 신학교 내 생태신학, 녹색교회 관련과목 개설과 확대를 촉구하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서 현재 다각도로 논의가 되고 있는 기독교 사회운동 활동가 훈련 플랫폼에 생태정의 관련 코스워크가 필수적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서 아직은 갈 길이 멀지만 교단의 사회선교사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생태정의 선교사가 교단별로 세워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오늘(12월 5일된)은 세계 토양의 날이다. 여전히 우리에게 주어진 땅은 가시덤불, 돌투성이, 길가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이 땅에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이다. 가시덤불과 함께, 돌 틈 사이사이, 길 한 가운데 불쑥 돋아나 자라는 생명들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생태정의 운동 동역자들이 더욱 따뜻하게 서로를 만나는 2018년이 되기를 바란다.

이 글은 2017년 기독교환경회의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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