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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신앙 이야기
 
작성일 : 17-06-29 15:55
토지강제수용 철폐를 위한 생명평화 기도회
 글쓴이 : 기독환경운동연대 (106.♡.5.238)
조회 : 307  
토지강제수용 철폐를 위한 생명평화 기도회

선지자 나단은 다윗 왕을 찾아가 어떤 성읍의 양과 소를 아주 많이 거느린 부자가 가난한 사람의 단 한 마리뿐인 어린양을 빼앗았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다윗 왕이 격분하면서 그런 일을 한 사람은 죽어야 마땅하고, 손해를 네 배로 갚아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나단 선지자가 왕에게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왕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성경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가 가진 것을 부자들에게 강제로 빼앗겨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야기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이스라엘에 왕이 세워지고 왕국이 만들어지면서 왕정 체제에 의한 강제적인 수탈이 가장 큰 문제가 됩니다.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 가난해지고 왕과 부자들은 사치를 누리는 불의한 현실에 대해 선지자들은 한결같이 목소리를 높여 공의를 외칩니다.

지난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 옆 그늘에서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취소와 토지강제수용 철폐를 위한 생명평화 강원기도회’가 열렸습니다.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이었던 이 날, 기도회를 위해 20명 남짓의 사람들이 모였는데 모인 분들은 대부분 멀리 강원도에서 아침 일찍 내려오신 분들이었습니다. 평소에는 강원도에서 기도회를 가지시는 데, 이 날은 특별히 ‘토지강제수용 철폐를 위한 청와대 앞 1인 시위’와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취소 촉구 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위해 서울에 오셨다가 이곳에서 기도회를 갖게 된 것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골프장, 도로 등의 개발 사업에 오랫동안 살던 집과 대대로 농사짓던 땅을 강제로 수용 당했습니다. 여기저기 찾아갈 수 있는 모든 곳에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법이 그런 걸 어쩌겠냐고 이들의 하소연을 외면했습니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 주지 않지만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매주 목요일마다 함께 모여 기도를 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기도회를 가진 것이 이제 323주, 무려 6년이 지났습니다.

광화문에서 종로로 이어지는 세종문화회관 앞 길은 직장인, 현장학습을 나온 학생, 정부종합청사 공무원, 외국인 관광객들로 늘 북적이는 길입니다. 한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길인데도 이 분들의 기도회에 잠시 눈길을 주시는 분들이 없습니다. 다들 뭐가 그리 급하신지 저마다 제 갈 길을 가기에 바쁩니다. 기도회에 참석하신 분들도 이러한 거리가 낯설지 않으신지 그냥 무덤덤한 표정으로 성경을 읽고, 기도문을 낭독하십니다.

다윗 왕이 나단 선지자를 통해 주님의 책망을 받기 전에 다윗 왕의 곁에 있던 사람들은 다윗 왕의 죄를 모르고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세상에 감출 수 있는 비밀이란 게 어디에 있으려구요. 모두가 알면서도 쉬쉬한 거였지요. 심지어 다윗 왕의 심복 요압은 다윗왕의 편지를 받고 우리야를 죽음으로 내모는 일을 거들기까지 하면서요. 나단 선지자가 주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다윗 왕을 찾아갔을 때, 나단 선지자의 “왕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라는 이야기는 단지 다윗 왕 한 사람에게만 책임을 묻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왕이 불의를 저질러도 모른 체 해버리는 왕정 체제, 공의의 하나님과 맞서려는 우상이 된 권력에 대해 나단 선지자는 준엄한 책임을 물었던 것입니다.

주님은 오늘 토지를 강제로 빼앗긴 이웃들의 억울함을 이해하고 공감하면서도 그건 국가가 하는 일이니, 법이 그러니 어쩔 수 없는 일이야 라고 생각하는 우리에게도 다윗 왕에게와 같은 이야기를 하십니다. “네가 바로 이들의 땅을 뺏은 그 사람이다.” 나라도 법도, 그 어떤 권력도 모두 공의를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거역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사회의 법이 잘못 되었다면 바로잡는 일에 함께 나서고, 권력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이들의 억울함을 공감한다면 손을 잡고 위로해주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손을 모아 기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기독교신문 “더불어 생각한다” 7월 2일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이진형 목사